크리스티안 신딩 EQT 대표 "韓 인프라·부동산 투자 기대…K배터리 기업도 관심"

입력 2023-10-29 13:38   수정 2023-10-30 14:10

이 기사는 10월 29일 13: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이하 EQT)는 유럽을 대표하는 운용사로 운용자산이 1130억 유로(한화 약 156조)에 달하는 세계 3대 PEF다. EQT는 대중적으론 스웨덴의 발렌베리가문 계열의 펀드로 더욱 친숙하다.

한국 시장에선 올해 5월 2조원을 투입해 국내 보안회사인 SK쉴더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아시아와 한국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PEF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를 합병하면서 지역 역량을 키웠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 등 주요 출자자들로부터 지금까지 총 90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고 있다.

EQT를 이끄는 크리스티안 신딩 대표이사(CEO·사진)는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경제신문을 만나 "기업인이 장기간 오너십을 갖고 꾸준히 기업을 발전시켜왔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스칸디아비아 기업문화는 공통점이 많다"며 "이렇게 성장한 기업들을 다음 단계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우리같은 PEF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간단히 소개해달라

EQT의 CEO이고 근무한 지 25년 됐습니다. EQT에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11명 규모였고 본사도 스톡훌룸에 있었는데 제가 노르웨이인 1호 직원으로 합류했습니다. EQT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위스에서 일했고 지금은 스위스에서 근무합니다.

초기에는 EQT에서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부문에서 근무했고 바이아웃 부문 대표를 지내다 5년 전부터 CEO로 취임했습니다. 그전에는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있는 AEA인베스터에서 근무했는데 AEA인베스트도 간접적으로 EQT 및 발렌베리 가문과 관련이 있는 조직이라서 총 27년째 EQT 및 발렌베리가문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럽계 EQT파트너스는 칼라일 KKR 등 미국계 PEF와 다른 문화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QT가 1994년 처음 설립될 때부터 기본 정신은 '자본 이상의 것을 추구하자(more than capital)'였습니다. 다른 사모펀드들이 좀 더 금융 중심의 운용을 하는 데 비해 저희는 산업적인 전문성을 활용한 투자를 하는 게 특징입니다. 즉 기업을 소유하면서 오너로서 기업을 더욱 발전시켜 가치를 창출하자라는 전략을 창업때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비결은 저희가 보유한 발렌베리 가문 네트워크가 기반이 됐습니다. 발렌베리 가문이 이미 전 세계에 우수한 기업들을 많이 소유를 하고 있고 그 많은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유능한 임원들이 있습니다. 경험 있는 경영진들을 모시고 저희가 인수하는 기업에 투입할 수 있어 전략의 실행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저희는 인수한 기업을 글로벌화할 수 있도록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처음부터 정했습니다. 지금도 EQT의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저희는 PEF에서는 글로벌 3위, 인프라 쪽에서도 글로벌 3위, 부동산에서 전세계 10위 운용사로 성장했습니다.

▶다른 PEF와 구별되는 EQT의 밸류업 노하우가 있다면?

저희는 기업을 인수한 후 가장 첫 작업으로 기업의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해 줄 수 있는 풀 포텐셜 플랜(FPP)을 문서로 작성합니다. 100일 내에 그걸 완성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자원이 무엇이고 EQT가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을 합했을 때 그 기업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잠재력을 설정하는 계획입니다. 그 다음 운영 차원으로 내려가고 그 밑에 세부적인 실행 단위로 세분화합니다.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 이사회나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참여합니다.

FPP가 마련되면 모두가 기업을 어느 방향으로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한 완전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FPP는 기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더 강하고 성장성 있고 역동성을 있는 기업이 되도록 참여를 이끌어 내는 동력을 얻는 방법입니다.

▶한국 첫 딜로 SK쉴더스 선택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은?

SK쉴더스의 특히 매력적인 장점은 물리적인 보안에서도 1위이지만 사이버 보안 쪽에서도 1위인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안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변화가 되고 있고 기존 SK쉴더스의 물리 보안 기술과 서비스에 더해 저희가 참여함으로써 인공지능(AI)같은 새로운 기술들을 보안 모니터링 등에 활용해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SK쉴더스의 탈탄소 계획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SK쉴더스가 보유한 여러 순찰차와 순찰 오토바이도 전동화 전기화를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확고한 입지와 7000 명 이상의 임직원을 기반으로 삼아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 계획도 수립하고 있습니다.

▶EQT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배경이나 이유가 있다면?

한국은 투자 대상 국가로 여러 매력이 있습니다. 세계 10위 경제대국이기도 하고요. 한국의 산업적인 전통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유사점이 많습니다. 오랜 전통 산업과 이를 발전시켜 온 역사, 기술에 대한 존중, 무엇보다 기업인이 장기 오너십을 가지고 기업을 꾸준히 발전시킨다는 것도 양 국가간 공통점입니다. 또 국내에서 시작을 한 토종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을 해 나간다라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한국은 교육 수준도 높고 기술의 활용도도 높은 면에서 EQT가 추구하는 투자 전략과도 전략적으로 굉장히 잘 맞습니다. SK쉴더스 외에도 작년에 저희가 베어링PEA을 인수를하면서 애큐온캐피탈, 신한금융지주(소수지분) 등 한국의 4개의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습니다. 또 한국 내에서 프라이빗에쿼티뿐만 아니라 인프라와 부동산 쪽에서도 흥미로운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 30명 정도 한국인 인력이 저희 팀에 있지만 앞으로 한국인이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에서 초대형 PEF가 성장한 기반이 있다면?

스웨덴은 물론 스칸디나비아도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계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야 했습니다. 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키워야했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했습니다.

또 북유럽 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여러 국가로 구성이 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다문화 다국적인 기업 활동들을 하면서 서로 문화와 나라가 달라도 상호 존중하면서 그 속에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활동이 됐습니다. 즉 국적과 문화를 불문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와서 각 업종이나 지역별로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입니다. 저희도 글로벌 조직으로 성장을 했지만 조직 운영에선 분산된 책임, 자율적인 책임을 강조합니다. 섹터 혹은 지역별 팀이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업무를 진행합니다.

문화적으로도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겸손하고 소박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를 소개할 때 "귀가 크고 입이 작다"(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자기의 의견을 저렇게 말하는 데 겸손한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을 사귀고 교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QT는 투자 기업에도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경영인과 임직원에 영감을 주고 도전을 제시합니다.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을 지원해 좋은 결과를 스스로 이끌어내도록 하는 문화입니다.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원을 통해 기업이 더 커갈 수 있도록 운용하고 있습니다.



▶PEF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 특히 노조와의 문제를 잘 해결해낼 수 있을까요?

저희 스칸디나비아 문화의 핵심은 저희가 투자하는 기업의 인력과 사람들과 항상 함께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접근법을 저희가 전세계 여러 곳에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기업에도 적용합니다. 저희가 기업 경영에 참여 하게되면 그 기업에 대해서 성장과 발전 계획들을 세우게 되고 임직원과 이를 공유하고 공감을 얻어내려 합니다.

통계상으로 저희가 지난 25년 동안 인수했던 기업의 인력의 수가 투자 전 대비 연 10%씩 성장을 했습니다. 물론 인수한 전체 기업의 통계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에 따라서 상황이 다를 수 있고 EQT도 PEF이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고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에도 구성원 및 노조와 함께 그것을 의논을 하고 공유 합니다.

북유럽 뿐 아니라 우리의 주요 활동기반인 독일도 노조가 굉장히 강경합니다. 독일에서도 노조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합니다. 우리가 투자자로서 이 회사에 대해서 앞으로 5년, 10년, 15년 회사를 이렇게 키울 생각인데 이를 실천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노동자 및 노조 대표들과 앉아서 함께 설명을 하고 설득과 동참을 얻어냅니다. 문화적으로 북유럽 국가는 노조와 경영진이 앉아서 대화해도 투명하고 솔직하게 대화가 오갈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에서도 저희가 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텐데 구성원들에 환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간 투자 사례 중 한국 독자에게 소개할 사례가 있다면?

글로벌 반려동물 관리 회사인 IVC에비덴시아(IVC Evidensia) 대표적입니다. 저희가 2011년 경 스칸디나비아에 있는 작은 한 2~3개 국가 정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던 회사를 약 1억달러 규모에 인수했습니다. 지금은 저희 추산으로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에 달합니다.

저희는 IVC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서 반려동물 주인 입장에서 지속성 있게 반려동물 케어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투자를 한 뒤에 계속 다른 국가로 확장 했습니다. 다수의 볼트온 투자(유사기업 M&A)를 활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영국에서 꽤 규모가 있는 관련 기업을 하나 인수한 것이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이 회사는 세계 2위 기업이자 미국을 포함한한 세계 20개 국가에 진출했습니다. 저희는 몇 년 후 상장(IPO)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숨어 있었던 원석을 발견해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하게 가치를 키워온 사례입니다.

두 번째는 2020년 인수한 IFS라는 ERP(전사적자원관리)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ERP 중에서도 특히 특정 산업재 분야 기업을 위한 ERP로 특화된 기업입니다. 보안에서 해충 관리 등 다양한 기업이 활용합니다. 저희가 인수할 때는 수억달러 단위 정도 기업이었는데 지금 추산하기에 1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성장했습니다. 30개에서 40개 국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두 기업은 저희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업종이 헬스케어 두 번째는 테크란 점에서 각각을 잘 대변해 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인프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관련이 된 대규모 투자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가 미국에서 '노란 버스'(어린이 스쿨버스, 통학버스)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약 5만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버스 기업들을 인수한 후 버스들의 탈탄소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전기버스화에 성공한다면 스쿨버스가 운영되는 지역 사회 환경 개선에도 즉각적인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노르웨이 최대 전기 페리선 기업도 소유해 운영합니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덴마크에선 연안을 운항하는 페리선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페리선들도 전기 페리로 전환하는 전동화 전환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베터리 기업들이기 때문에 전기 페리 사업에 필요한 배터리들을 공급받는 데도 관심있습니다.

▶한국기업들도 ESG에 큰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과 교류·협업 계획이 있으신가요?

에너지 전환 특히 탈탄소는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언젠가 화석연료가 고갈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이 중요한 면도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을 하려면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과 기업가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에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선두권에 있습니다. 저희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이 다수고 이런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옆에는 에너지 저장시설(ESS)가 필요합니다. 이 분야도 한국 기업들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서 영국에 있는 최대 충전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산업이나 운송 산업에 있는 기업들을 사서 그들을 이제 에너지 전환을 탈탄소화 전환을 시키는 방향으로도 추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SK쉴더스 내 보안 차량과 오토바이, 스쿨버스 및 페리의 전동화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M&A 시장이 어려워진 상황인데 타격은 없는지?

미국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투자 환경이 조금 나아진 상황이고 유럽의 자본시장이 좀 더 약세인 소프트한 시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M&A와 IPO 활동도 줄었습니다. 결국은 지금 지정학적인 불안과 높은 금리 거시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수측과 매각측 간 눈높이가 맞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EQT는 딜소싱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프라이빗에쿼티와는 접근법을 취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일단 저희는 전 세계 20개 국가에 투자했고 그 국가의 GDP를 합하면 전 세계 GDP의 80% 정도 에 해당하는 국가에 이미 투자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업종 테마별로 투자합니다. 글로벌하게 헬스케어 테크 에너지 업종에 집중합니다. 그 다음에 투자처가 한국이면 한국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팀이 노르웨이는 노르웨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팀이 일본이라면 일본 사람들로 구성이 된 팀들이 현지에서 딜을 찾습니다. 저희의 원칙은 투자할 땐 반드시 그 국가 현지 인력으로 진행이 된 팀들이 같이 진행합니다. 이 두 가지 큰 틀로 운영 돼 지금까지 저희가 딜을 못 찾아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신중한 투자 자세를 취하는 편이고 지금의 거시적인 환경이 불투명하다보니 굉장히 심사숙고해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SK쉴더스와 같이 확실하고 앞으로 성장성을 자신할 수 있는 경우에 골라서 선별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차준호 / 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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