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를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영남권 중진이면서 친윤계 핵심인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선 “지역 주민이 선출한 공직자에 대해 왜 혁신위가 거취를 운운하느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인 위원장이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진 않았지만, 영남권을 지역구로 둔 지도부와 친윤계 핵심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해당하는 국민의힘 의원은 111명 중 20여 명이다. 지도부에선 김 대표(4선·울산 남을), 윤재옥 원내대표(3선·대구 달서을), 이만희 사무총장(재선·경북 영천청도)이 있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3선·부산 사상), 박성민(초선·울산 중), 박수영(초선·부산 남갑) 의원 등도 포함된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희생을 하더라도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단지 ‘기존 정치인들 나가라’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혁신위 요구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정식 논의 기구와 절차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 지도부 인사는 “개인 거취에 관한 문제인 만큼 지도부 차원의 입장은 없다”고 했다.
정치적 권고인 만큼 김 대표의 대응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친윤계나 지도부가 희생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당분간은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김 대표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이날 △국회의원 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컷오프 등 4개 안건을 의결하고 당에 수용을 촉구했다. 세비 삭감과 관련해선 국회의원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세비를 모두 박탈하고,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혁신안에 포함될 것으로 거론된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는 이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양길성/설지연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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