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일대 교수 "이준석, 명백한 인종차별…미국이면 퇴출"

입력 2023-11-06 10:08   수정 2023-11-06 10:1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과 조교수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나 교수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은 우리와 다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실제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 교수는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이야기를 하기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특별 귀화 1호자'로 한국 국적의 소유자다. 이 전 대표는 4일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를 시작하면서 진행자의 제안으로 맨 앞 객석에 앉은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은 존 올더먼 린튼이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이라며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이라며 잠시 우리말로 설명할듯하다가, 다시 영어로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현장에서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며 큰소리로 웃었으나, 다음날 MBN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조금 섭섭했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 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4일 페이스북에서 "인 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다. 60여년간 한국에서 산 전남 순천 태생의 한국인"이라며 "이런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한 건 이 전 대표가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 전 대표는 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모욕을 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다. 참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언론에서 발언하신 걸 보면 뉘앙스 하나 때문에 고생하신 적이 굉장히 많다. '대사면'이라는 것도 문제 된 적이 있다. 나중에는 징계 취소가 옳은 것 같다고 정정도 하셨다"며 "작은 뉘앙스 하나가 정치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모르셨던 것 같다. 저는 굉장히 정중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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