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외식업 꿈꾸는 청년을 응원하며

입력 2023-11-09 19:11   수정 2023-11-10 00:24

광주의 한 매장에서 최근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앳돼 보이는 한 직원이 19세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해 1년 만에 관리자에 합격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현재 스무 살이라고. 뭔가가 머리를 쭈뼛하게 했다. ‘나는 스무살 때 뭘 했지?’ 친구들과 대학생활을 즐긴다는 핑계로 놀기 바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20대 후반이 돼서야 회사에 입사해 생계활동을 시작했더랬다.

필자와 달리 이 직원은 19세 때부터 직업을 정해 열심히 일하고, 3000만원대 중반의 연봉을 받는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미팅이 끝난 뒤 업계 선배로서 “우리 직업과 기업을 선택해줘 고맙다. 중간에 직업을 바꾸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아마도 20대 중·후반에는 연매출 40억원이 넘는 매장에서 50여 명의 직원을 이끄는 점장이 돼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사실 외식업에서 처음 일했을 때 매장의 마감청소를 마친 뒤 힘들어서 바닥에 주저앉은 적이 있다. 나름 해병장교로 전역해 체력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힘들어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부끄러웠다. 2010년대 초반까지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전성기였다. TV 드라마 주인공이 패밀리 레스토랑 사장으로 나오거나 그곳에서 일하는 장면들이 멋있게 표현됐었다. 당시 시급은 현재의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아르바이트 지원자도 많았고, 채용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됐다.

십수 년이 지난 현재의 외식업은 지원자가 너무 적어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 시작 후 하루 만에 그만두는 직원도 많다. 퇴사 이유를 물으면 “생각보다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어느 날 자주 가던 음식점에 ‘임시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 잠시 영업을 중단한다”고 했다. 기사로만 보던 일을 실제 주변에서 보게 돼 안타까웠다. 이런 사례를 접하면서 ‘왜 외식업을 선택하지 않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임직원들과 미팅할 때 필자는 ‘외식업 종사자’라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경영 목표이자 사명이다.

레스토랑(restaurant)은 우리말로 음식점이다. 어원도 당연히 장소와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회복시키다’ ‘기운을 차리다’라는 뜻의 영어 ‘restore’가 어원이다. 레스토랑은 문자 그대로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장소였다. 레스토랑이 고객들에겐 휴식과 소통의 공간으로, 외식업 종사자에게는 꿈과 비전의 공간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20대 외식업 경영인’을 꿈꾸며 도전하는 우리 직원들 같은 인재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을 일하고 싶은 기업, 꿈의 직장으로 만드는 것이 외식 경영자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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