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전기요금 구성항목까지 국민이 알아야 하나

입력 2023-11-10 18:06   수정 2023-11-11 00:51

“지난달에 올린 전기요금은 뭐고 이번에 또 올린 전기요금은 뭐야?”

한국전력을 취재한다는 얘길 주변 지인에게 하면 최근 이런 질문이 자주 돌아온다. 전기요금 인상 관련 뉴스가 줄지어 나오는데 너무 복잡해서 당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구성 항목은 총 네 개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이다. 각 분기 직전마다 수입 연료의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반영해 연료비조정요금을 ±5/㎾h원 내에서 조절하고, 나머지 요금을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는 국민들이 전기요금 항목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이전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때 주택용인지 산업용인지 등에 따른 인상폭만 달랐을 뿐 용도별 내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을 각각 다른 시점에 올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선 항목별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따로 발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3월 말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해 놓고는, 한 달 반이 지나서인 5월 15일 전력량요금을 또다시 올린 게 대표적이다. 이번 4분기 역시 9월 말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한 뒤 지난 8일 산업용(을) 전력량요금만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전력량요금 인상만 따로 늦게 발표하는 것을 두고 8일 전기요금 인상을 주제로 한 백브리핑에선 “총선 눈치 보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한 번에 많이 올리면 표심에 악영향을 주니 찔끔찔끔 자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력량요금은 언제 인상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으므로 늦어진 게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기요금은 항목별로 따로 인상한 적이 없다. 올 들어 유독 전기요금 인상을 항목별로 따로 하기 시작한 건 그저 우연이란 뜻인가.

국민 입장에선 전기요금 뉴스를 분기에 한 번 맞닥뜨리는 것도 피로하다. 그런데 분기에 두 번씩, 그것도 복잡한 항목까지 들어가며 봐야 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시장에 제대로 된 가격 신호도 못 주고 있다. 지난 8월 유독 무더웠다고는 하지만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기요금을 어차피 올릴 수밖에 없다면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적절한 가격 신호를 준다면 전기 사용량도 줄이고 한전의 정상화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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