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저트 시장의 유행을 주도한 탕후루가 기온 하강과 함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주말 한낮 최고 기온이 4℃에 그치는 등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되자 유동 인구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붕어빵, 호떡 등 인기 간식들이 대거 등장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탕후루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의 근심은 더욱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탕후루 가게를 창업하려는 문의 또한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창업 컨설팅 전문가는 “한 달 매출이 6000~7000만원에 권리금이 5000만원인 곳이 급매로 나와도 수요가 없다”며 “상반기 우후죽순으로 탕후루 가게가 생기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달콤왕가탕후루 가맹점 수는 작년 말 43개에서 이달 초 500개까지 늘었다.
탕후루는 아이스크림처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간식이다. 유동 인구가 많고 날이 따뜻해야 잘 팔린다. 반대로 폭염, 폭우, 한파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다.
겨울철은 디저트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겨울에 유독 잘 팔리는 붕어빵, 호떡, 군고구마 등 ‘전통 강호’가 등장해 이들의 벽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탕후루와 달리 냄새만으로도 소비자들을 점포로 유인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간식들이다.
자영업자들은 겨울철 탕후루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저마다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 디저트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다양한 메뉴를 준비해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마포구의 탕후루 전문점 대복희 관계자는 “인근 탕후루 가게 사장 중에서는 붕어빵이나 어묵 판매도 병행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 매장도 3주 전부터 따뜻한 음료를 메뉴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서 디저트가 유행하고 다양한 변주들이 나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음식이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취미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업계에서도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가탕후루 본사는 탕후루가 일상 간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당 함량을 조절 중이다. 왕가탕후루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함께 0kcal의 대체 감미료를 활용한 탕후루를 개발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식이섬유는 늘고 당 함유량은 낮은 탕후루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딸기 철에 접어들면 탕후루 매출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딸기 가격이 변수다. 원재료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딸기 도매가격을 5만2000원(2㎏)으로 예상하며 전년(5만300원) 대비 3.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된 여름철 이상기후로 딸기 정식(밭에 모종을 심는 것) 시기가 한 달가량 늦춰진 영향이다. 이번 달 딸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한경제/한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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