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지드래곤은 13일 공개된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대중분들께 저의 결백함 그리고 올바른 전달을 하기 위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배우 이선균의 마약 스캔들에 연루돼 구속된 강남 소재 유흥업소 실장 A(29)씨를 조사하다가 지드래곤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은 이선균, 지드래곤, A씨를 비롯해 이들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의사 등 총 10명이다.
지드래곤은 경찰 입건 이후 줄곧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인터뷰에서도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진행된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정 판정을 받았고, 현재는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드래곤은 "당연히 음성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난 마약을 투약한 적도, 누군가에게 주고받은 적 또한 없기 때문이다. 만약 몸에서 성분이 검출된다면 그게 더 이상할 거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자진 출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출석 당시 지드래곤은 "웃다가 끝났다. 장난이다", "경찰이 제시한 증거가 없었다", "경찰 조사가 무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좋은 쪽으로 더 무리를 해주셨으면 좋겠고 다른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은 더 이상 무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해 일각에서 경찰을 조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사실 좀 경황이 없었고, 나 또한 사람인지라 긴장도 많이 해서 그렇게 비쳤을 수는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다. 조롱이라는 표현에 의한 악의적인 기사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밤낮으로 수사에 임하는 경찰분들께 오히려 해를 끼치지 않았나 하는 염려가 있다.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마약 사건에 연루된 A씨와 마약 공급책으로 지목된 의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 관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의사와 관련해서는 "누군지도 모르고 오히려 알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여실장 A씨가 '지드래곤이 다녀간 업소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를 발견했고, 그 뒤의 지드래곤 행동이 이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설명할 길이 없다. 지금 그분의 행동이 이상한 걸로 보여진다"면서 "마약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던데 그 사람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사실 나 또한 의구심이 많이 든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드래곤은 경찰 출석을 앞두고 전신 제모를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 작년 앨범 활동 후로 거의 1년 반 이상 모발 탈색이나 염색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결백을 하루빨리 입증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발, 손톱, 발톱까지 임의 제출을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과도한 제스처로 마약 의심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지드래곤은 "6살 때부터 아역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3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했다. 춤을 추다 보니 일반적인 분들보다는 몸이 유연한 편이다. 말투도 어느 순간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와전될 수도, 그리고 영향력이 생기면서부터 조심스러워지더라. 강박에 시달려 더 오래 기억을 더듬으며 신중히 생각하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길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사소한 가벼운 질문이라고 할지라도 성실히 답하기 위함인데 그 점들이 어눌하게 보인다거나 문맥에서 많이 벗어난다면 그 점은 고쳐야 할 것"이라면서도 "내 생각과 신념을 말함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할 뿐이지 헛소리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이선균,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명확한 증거 없이 무리하게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마약범죄 수사는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뿐 아니라 관련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며 "현재까지 (마약 간이시약 검사)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명확한 물증 없이 진술만 가지고 수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맞다"라면서도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인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 해상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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