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역 부지는 수년 전부터 건축 업자들이 욕심내는 땅이었다. 신사역 초역세권인 데다 인근에 회사가 많아 오피스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사업권을 따낸 S시행사는 자본금 50억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21년은 전국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개발 사업이 절정이었다. 주택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라 어렵지 않게 브릿지론 대출을 받았다.
S사는 부지 매입과 철거 등을 위해 2021년 새마을금고(지역 34곳·570억 원)와 광주은행(100억 원), OK캐피탈(275억 원) 등 금융기관 11곳으로부터 브릿지론 대출 1580억 원을 받았다. 브릿지론은 본 PF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토지 매입 등에 쓰인다. 토지 계약금(10%)만 있으면 나머지 자금은 대출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 A씨는 “오피스텔 시장은 요즘에 수요가 많지 않아 금융사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며 “사업장 인수도 워낙 초기 투자금이 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S시행사는 매달 10억 원 정도의 이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 이자율은 9.5%로 연이자만 56억원에 달한다. OK캐피탈과 웰컴캐피탈, 신한캐피탈의 이자율은 14% 수준이다.
다른 강남 지역의 개발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강남 청담동의 프리마호텔을 49층 고급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는 ‘르피에드 청담’이 대표적이다. 선순위 채권자인 새마을금고가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곳은 금융사 26곳으로부터 총 4640억원에 달하는 브릿지론을 대출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동의하더라도 PF 대출은 또 다른 문제”라며 “여전히 넘어가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강남 금싸라기 땅마저 대출이 안되는 이유는 높아진 PF 연체율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PF 연체율은 증권사의 경우 17.28%에 달했다.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하면 6.9%포인트 뛰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4.6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신사역 오피스텔 브릿지론에 참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면 공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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