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각광받는 자금조달 '주주우선공모 증자' 급증

입력 2023-11-15 17:42  

이 기사는 11월 15일 17: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실권주가 대량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가 늘고 있다.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은 상장기업이 기존 주주에 이어 일반투자자에게 잇따라 청약을 진행한 뒤 미달된 물량은 발행하지 않는다. 청약률에 따라 발행물량을 조절할 수 있어 주가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도 실권주를 떠안아야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주 우선 공모를 선호하는 추세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이날부터 이틀 간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약 680억원 규모의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다.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한 후 미청약분은 일반 공모한다. 지난 달엔 정밀의료기업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같은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마무리했고, 신약개발사 큐리언트도 다음 달 주주 우선 공모로 신주 800만주를 발행해 417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주주 우선 공모는 '주주 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와 마찬가지로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우선적으로 신주를 청약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구주주 청약 이후 미청약분을 대상으로 일반 공모를 진행한다. 그러나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유상증자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권주도 발행하지 않는다. 일반 공모는 주관사단이 발행기업과 실권주 총액 인수 계약을 맺고 미청약 물량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방식은 실권주를 미발행 처리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부담이 적다. 그러나 청약률이 저조할 경우 기업은 계획했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된다는 리스크를 져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 우선 공모가 늘어난 이유는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고 낮은 수수료로 증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권주 부담도 덜고 주주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에선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신주인수권을 받아 매각해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 손실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지만, 주주 우선 공모에선 불가능하다. 유상증자에 참여해야만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흥행 참패 리스크가 적지 않다. 증자 발표 이후 상장기업 주가가 신주 발행가 안팎까지 떨어지면 증자에 참여할 실익이 없어지면서다. EDGC는 지난 달 진행한 구주주 청약 경쟁률이 31.40%에 그쳤다. 일반공모 청약률도 1.34%에 불과했다. 청약 당시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액인 680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참여가 저조했다. 이에 따라 약 70% 가량의 잔여주식 5008만여주가 미발행처리됐고, 유상증자로 68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던 EDGC는 청약 저조로 163억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글로벌리츠도 미청약분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리츠는 작년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철회한 이후 주주 우선 공모 방식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공모가 5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450억원에서 약 7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당초 예정 발행가액 3060원에 75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발행가액이 2340원으로 내려갔다. 모집금액도 68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주가는 1.48% 오른 2405원에 마쳤으나 발행가액과 큰 차이가 없다. 증자에 참여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청약률이 저조해 조달 규모가 줄어들면 리츠의 추가 자산 편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가 하락이 유상증자 청약 유인을 떨어뜨리고 흥행 참패로 또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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