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자만 '118억'…한전, 반짝 흑자에도 빚 오히려 늘어

입력 2023-11-15 12:04   수정 2023-11-15 14:08


한국전력의 부채가 3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막대한 규모의 적자로 인해 회사 운영이 어려워진 한전이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조달을 이어온 탓에 이자비용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전이 '반짝 흑자'를 내더라도 재무구조 개선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이 지난 14일 장 마감 후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한전의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204조62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201조3500억원) 대비 2조7128억원 늘어난 것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3분기 1조9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0개분기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빚은 이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한전의 빚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0년 말 132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한전의 부채는 2021년 145조8000억원으로 늘어났고, 작년 말 192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이후 지난 2분기 말에는 한전 사상 최초로 부채가 2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당장 흑자를 낸다고 하더라도 부채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대규모 적자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탓에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차입해 회사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한전이 지불하는 하루 이자 비용만 1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3분기 가장 많이 늘어난 부채는 '유동금융부채(단기차입금)'로 한 개 분기 만에 3조7731억원이 늘었다. 1년 내 갚아야 할 빚을 그만큼 많이 끌어다 썼단 얘기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연간 영업이익이 7~8조원이 나올 수 있어야 추가적인 차입 없이 재무구조 유지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재무구조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전의 흑자 구조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점이다. 한전 측에 따르면 전력 판매단가와 구입단가의 차이가 최소 20원 이상은 벌어져야 안정적으로 흑자 지속이 가능하다. 앞서 한전이 3분기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145.9원이었는데 판매단가는 이보다 14.57원 높은 ㎾h당 160.47원이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이 겹치면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상존하는 셈이다.

시장에선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이어온 순적자로 망가진 재무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며 "이자가 쌓여갈 수록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은 커지는 만큼 총선 이후 주택용 요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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