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어렵고, 수학 고난도 문항 많아 '변수'…올해도 이과 유리

입력 2023-11-16 18:29   수정 2023-11-23 16:39


입시 전문가들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어는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수학 역시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는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 난도가 높았다. 올해 수능은 ‘킬러 문항’이 없는 첫 번째 수능이었지만 변별력을 가진 고난도 문제가 충분히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짐에 따라 n수생과 이과생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능,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윤혜정 덕수고 교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수능 국어는 2023학년도 시험과 9월 모평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이었지만, 9월 모평에선 최고점이 8점 올라 142점을 기록했다. 교육계에서는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을 넘어가면 어려운 시험이라고 평가한다.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공통과목의 7번, 10번, 27번 문항과 언어와 매체의 35~37번 문항이 고난도 문항으로 분류됐다. 유웨이는 “언어와 매체 35~36번은 국어사 영역의 낯선 지문으로 ‘훈민정음 용자례에 제시된 단어’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37번은 용언 활용이 적용된 사례를 유형에 따라 분류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은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지만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약간 쉬웠다는 평가다. 다만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추가된 문항이 다소 까다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의 최고점이 각각 145점과 144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능 역시 어려운 시험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공통과목 22번(주관식 4점)과 미적분 28번(객관식 4점) 등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9월 모평에서 수학 만점자가 2520명이나 나온 만큼 수능에선 최상위권 변별력을 높이려고 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2번은 함수에 대한 추론부터 계산까지 각 단계가 까다로워 상위권 등급을 가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택과목 간 점수 차는 올해 수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적분, 기하는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지만 확률과 통계는 쉽게 출제돼서다. 종로학원은 “지금과 같은 출제 패턴에서는 이과 학생이 문과생보다 더 높은 표준점수를 획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교시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올해 9월 모평과는 비슷하게 출제됐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부여하는데, 지난 9월 모평은 4.4% 학생만 1등급을 맞았을 정도로 어려웠다.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n수생·이과생 강세 예상
수능이 변별력 있게 출제돼 정시에 강한 n수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수능은 전체 수험생 중 31.7%(15만9742명)가 n수생이다. 1997학년도 수능(32.5%) 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반수생도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은 “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수시에 더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과의 문과 침공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에 처음 도입된 뒤 통합 수능은 ‘이과에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이과를 통합한다는 명목하에 수능은 계열 구분 없이 치러지고 있다. 국어·수학영역은 ‘공통+선택’ 과목 구조로 치른다. 명목상 문·이과 구분이 없다지만 소위 이과 과목, 문과 과목이 있다. 수학 과목에서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은 미적분과 기하 과목은 이과, 상대적으로 쉬운 확률과 통계는 문과 과목으로 불린다. 국어도 마찬가지다. 언어와 매체는 이과, 화법과 작문은 문과 학생이 더 많이 선택한다.

문제는 대입에서 사용하는 표준점수에서 선택과목 간에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똑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이를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미적분, 기하,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의 점수가 더 높아진다. 다른 선택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서로 다른 문제로 다른 모집단에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이들을 원점수로 비교하지 않고 표준점수로 환산해 비교한다. 이때 본인과 같은 선택과목으로 시험을 본 다른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해야 본인의 표준점수도 높게 나온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선택과목을 택해야 유리해지는 셈이다.

올해 국어가 어렵게 나왔지만 문과생에게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선택과목에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이과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의 최고점은 134점으로, 화법과 작문의 최고점(130점)보다 4점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와 수학 모두 변별력을 충분히 갖춘 시험으로 이과생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문과 침공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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