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배터리 '액침냉각' 뛰어든 정유업계

입력 2023-11-17 17:55   수정 2023-11-27 16:57

정유업계가 윤활유를 냉각유로 활용하는 ‘액침냉각’ 열관리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최근 서버, 배터리 등이 고도화하면서 기기 발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액침냉각은 서버, 배터리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기름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기술을 뜻한다.
○액침냉각 시장 매년 24% 성장

1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 서버·전기차·충전기 관련 액침냉각 시장은 2030년 17억1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2억4400만달러(약 3300억원)인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연평균 2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업계가 친환경 항공유 사업에 이어 액침냉각에 쓰이는 기름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국내에서 액침냉각유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다. 지난해 3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했다. 지난달엔 SK텔레콤, GRC와 함께 특수 냉각유를 적용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차가운 기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넣어 식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 16일 차세대 기기 냉각 기술로 평가받는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외에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액침냉각유도 개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완성차 기업에 맞춤형 액침냉각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도 ‘눈독’
정유업계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기업들도 액침냉각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초거대 인공지능(AI) 관련 전력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 대비 40~100배 많은 전력량을 소비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는 2021년 1851개에서 2025년 총 2300여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서버 냉각용 에너지가 전체 사용 전력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액침냉각 방식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해 5월 액침냉각유 기술 개발에 총 7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GRC와 함께 액침냉각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 일본 석유화학기업 에네오스 등도 이미 GRC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윤활유 시장에서 액침냉각유는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전기차 시장 확대와 데이터 서버 고도화로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액침냉각 시장이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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