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진정 유명 인사로 만든 건 그의 허위 이력이었다. 뉴욕 버룩칼리지는 물론 뉴욕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왔다는 건 거짓이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근무 경력도 가짜였다. 조부모가 홀로코스트 피해자이고 어머니는 9·11테러 생존자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동성애자라고 주장했지만 여성과 결혼한 전력도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었다. 그는 선거자금으로 개인 옷을 사고 자동차 할부금을 냈다. 플로리다주 한 투자회사에서 연봉 12만달러를 받으면서 2만4000달러의 실업수당도 챙겼다. 결국 지난 5월 공금 유용과 사기, 돈세탁 등 13개 혐의로 뉴욕연방검찰에 기소됐다.
5월 당시 하원의장이던 케빈 매카시 의원은 “재판 중이니 지켜보자”며 산토스 의원을 감쌌다. 법원 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면서 하원 윤리위원회가 산토스 의원의 위법을 확인하면 사임을 요구하겠다는 단서를 붙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하원 윤리위가 산토스 의원의 위법 증거가 상당하다며 사건을 법무부에 넘기기로 했지만 매카시 전 의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3일 하원의장에서 탄핵당한 것도 이유겠지만 본인 또한 구설에 올라서다.
매카시 의원은 이른바 ‘팔꿈치 사건’에 연루됐다. 14일 매카시 전 의장은 미 의사당에서 방송 인터뷰 중이던 같은 당 소속 팀 버쳇 하원 의원을 팔꿈치로 쳤다. 그는 나중에 “팔꿈치로 친 적이 없고 인파에 밀리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은 매카시 전 의장의 복수라고 해석했다. 버쳇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 중 한 명이다.
“국회의원이라면 모름지기 품격을 지켜야 한다”는 샌더스 위원장의 말은 미국 의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어린놈” “건방진 놈”과 “정치 쓰레기” 같은 막말로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한국 국회의원들도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