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같은 염소 되겠다"…삼성 임원이 '깜짝 선언'한 이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3-11-22 10:35   수정 2023-11-22 17:06


"스포츠 스타 가운데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로 언급되는 경우가 있죠. 저희도 GOAT가 될 겁니다."

이달 13일 홍콩. 삼성전자 사업부·기업설명(IR)팀 임직원 수십명이 모처에 몰렸다. 삼성전자의 연례 로드쇼 행사인 ‘인베스터스 포럼’ 참석을 위해서다. 이 자리엔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록 피델리티 싱가포르투자청 등 쟁쟁한 기관투자가가 모였다. 단상 위에 오른 삼성의 임원은 GOAT(염소)를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GOAT는 통상 스포츠업계에서 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The Greatest Of All Time)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축구에선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 농구에선 마이클 조던이 꼽힌다. 골프에선 타이거 우즈, 미식축구에선 톰 브래디가 거론된다. 최근에는 투타를 겸업하는 메이저리그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GOAT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GOAT는 염소와 영어 철자가 같아, 위대한 선수를 염소로 종종 비유하곤 한다. 삼성이 GOAT를 언급한 이유는 뭘까.

김공민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인베스터스포럼에서 "우리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GOAT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는 큰 손실을 입고 있다"며 "반면 삼성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점유율이 70%에 달하고 핵심 특허를 대거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이번에 행사에 참석했다. 이 회사는 차량용과 확장현실(XR) 기기용 OLED 시장을 개척해 연간 OLED 매출 500억달러(연 65조원)를 거둘 계획이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원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적자를 보는 데다 삼성전자 다른 사업부가 부진을 겪는 와중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린 것이다. 올 초에는 삼성전자에 설비투자금 20조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넉넉한 살림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도 이번 행사에서 자신감을 표출했다. 올해 실적 부진에도 결국 GOAT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가 포럼 발표 곳곳에서 묻어났다.



삼성전자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전 세계의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기가 14억개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가전 관리용 전용 앱인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제품은 모바일제품(12억8000만 대)과 TV·모니터(1억3600만 대), 가전제품(1070만 대) 등 14억2670만 대로 집계됐다. 삼성은 14억기기의 생태계는 애플 구글 아마존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CX·MDE(고객 경험·멀티 디바이스 경험) 상무는 "앞으로 여러 제품군을 보유한 삼성전자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14억2670만 대의 제품을 제어하는 체계를 강화한다. 앞으로 스마트싱스로 ‘수면모드’ ‘파티모드’ 등 수십 개의 개인 맞춤형 관리 모드를 설정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반도체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DX부문이 이번 포럼에서는 주역으로 떠올랐다. 투자자들이 반도체만큼 이들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반도체도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일반 D램보다 전력 효율이 70% 개선된 ‘LLW(Low Latency Wide) D램’을 내년 출시한다. 3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 기술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와 프로세서를 수직으로 배치해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3D(3차원)’ ‘3.5D’ 첨단 패키징 서비스도 본격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관심과 열기는 컸다고 한다. 포럼 직후인 14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97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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