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한폭탄' 된 홍콩 ELS…판매사·투자자 책임 원칙 확립해야

입력 2023-11-26 17:40   수정 2023-11-27 06:52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다. 2021년 대거 팔린 이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홍콩 H지수 폭락 여파로 원금 손실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5대 은행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관련 상품 규모만 8조4000억원으로, 소비자 피해는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악의 금융사고인 라임펀드 피해액(약 1조6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이런 투자 상품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늘 불완전 판매 분쟁이 일고, 금융당국 조사와 투자자 소송이 이어진다.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이 상품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가입자에게 손실 가능성, H지수의 변동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서야 대응에 나서는 감독당국의 뒷북 행태도 그대로다. 특히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 후 판매사가 상품의 위험성과 원금 손실 가능성을 알리는 과정에서 녹취와 자필서명이 이뤄진 만큼 불완전 판매 공방이 첨예하게 맞설 전망이다.

부실 판매는 근절돼야 하지만 투자에는 자기 책임 원칙이 있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자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사안마다 피해보상 비율을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온 게 현실이다. 비록 희대의 금융사기이긴 했지만, 라임펀드 판매사들에 투자 원금 100% 반환을 권고하고,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은행 배상 책임을 손실의 40~80%로 결정한 것은 과잉 조치라는 논란이 일었다. 투자 상품의 구조가 복잡다단해지면서 혼란과 분쟁은 더 커질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불거진 이번 사태가 판매사 책임뿐 아니라 투자자 책임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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