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노래 다 되는 NCT 127, 6만명 심장에 내리꽂은 '네오한 존재감' [리뷰]

입력 2023-11-27 09:12   수정 2023-11-27 09:13


그룹 NCT 127이 세 번째 투어의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주간 총 6회에 걸쳐 6만여명의 팬과 만난 이들은 강력한 '라이브 퍼포먼스'로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NCT 127은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세 번째 투어의 서울 공연 '네오 시티 : 서울 - 더 유니티(NEO CITY : SEOUL - THE UNITY)'를 개최했다. 지난 17~19일과 24~25일에 이은 6회차 공연이자 서울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날이었다.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당시 동시 접속 486만 트래픽을 기록했고, 추가로 오픈한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데뷔 8년 차에도 변함없는 NCT 127의 화력을 실감케 했다. 회당 1만명씩 6일간 총 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네오 시티 : 서울 - 더 유니티'는 멤버들이 걸어온 지난 7년의 서사를 고스란히 품었다. 앞선 투어 시리즈 '디 오리진'과 '더 링크'가 지닌 의미인 탄생과 연결을 거쳐 마침내 팬들과 하나가 됐다는 의미로 '더 유니티'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연출적으로는 영화 '매트릭스'를 모티브로 해 NCT 127이 지닌 '네오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네오함'은 NCT 127이 쌓아온 고유의 이미지로 개성 넘치는 이질감, 낯설 정도의 독창성, 강렬한 듯 감각적인 유연함 등 한 가지 단어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이들만의 정체성이다.

초록색 조명이 무대 위로 떨어지고 무대 상층부에서 멤버들이 구조물을 타고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펀치(Punch)'에서 '슈퍼휴먼(Superhuman)'으로 이어지는 오프닝 덕에 공연장은 금세 네오하게 물들었다. 멤버들은 시작부터 격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팬들은 떼창과 환호로 화답했다.


멘트 없이 오프닝으로만 무려 7곡을 준비한 NCT 127이었다. '에이-요(Ay-Yo)'에서는 그루비한 안무에 팬들과 완벽한 떼창 호흡을 펼쳤고, '불시착'을 부를 땐 스탠딩 마이크를 세우고 고음까지 매끄럽게 소화하며 탄탄한 보컬 실력을 선보였다.

'무중력'을 부르면서는 돌출 무대를 따라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고, '타임 랩스(Time Lapse)'에서는 춤 선이 돋보이는 매혹적인 안무로 시선을 끌었다.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무대에서는 거친 마크의 래핑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프닝 무대만으로도 NCT 127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쟈니는 팬들의 함성에 놀란 듯 "오늘 좀 뜨겁다. 진짜 귀가 터질 것 같다"고 말했고, 해찬은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영혼까지 털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태용은 "땀이 없는 편인데 진짜 열심히 할 경우에 심장에서 땀이 난다. 오늘은 시작부터 뜨겁다. 오늘이 마지막인 만큼 여러분들의 심장을 불태워 달라"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이날 현장에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멤버 태일이 객석에서 응원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화면에 모습이 잡히자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고, 다른 멤버들은 "드디어 완전체가 체조경기장에서 함께 한다"고 말했다.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은 콘서트명이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도영은 "폭죽 유무 등 하루하루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오늘 공연이 최종 진화형"이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말대로 공연은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했다. 가로 60m, 세로 14m 규모의 대형 LED 스크린과 트라이앵글 모양의 입체적인 무대 디자인, '매트릭스' 스토리라인이 담긴 VCR 영상 등이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NCT 127의 강점을 극대화한 무대 연출도 압권이었다. 키네시스 시스템을 활용한 무빙 스테이지·다이아몬드 형태의 리프트 스테이지가 전체적인 규모감을 키웠고, 초록색을 메인으로 한 화려한 레이저와 쉼 없이 터지는 폭죽은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NCT 127은 춤과 노래를 전부 잘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이 포인트를 놓치지 않은 세트리스트 구성 또한 인상적이었다. 멤버들 역시 "세트리스트가 깔끔하면서도 알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뷔곡 '소방차'를 시작으로 '싯 다운(Sit Down)', '체인', '체리 밤(Cherry Bomb)'로 이어지는 섹션은 혼을 쏙 빼놓는 화려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소방차' 무대에서는 실제 소방차를 연상케 하는 대형 이동식 세트가 등장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윤슬', '신기루', '매직 카펫 라이드', '별의 시'로 이어지는 발라드 섹션은 이들이 왜 '남성중창단'이라는 별칭을 가졌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프로젝션 매핑과 샤막(반투명 스크린)을 활용한 연출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공연장을 감싼 가운데 부드럽고 안정적인 멤버들의 목소리가 환상적인 '네오 시티'를 완성했다. 거침없이 춤추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깊은 감성을 선사한 NCT 127이었다. 이마에선 땀이 흐르지만 전혀 숨 차는 기색 없이 노래하는 모습에 절로 "역시!"라는 말이 나왔다.

6회 공연의 대장정을 마치는 순간인 만큼 멤버들의 감정도 한껏 벅차오른 듯했다. 도영·정우·태용·마크·해찬이 오열했고, 유타·재현·쟈니는 애써 감정을 누르며 소감을 전했다.

도영은 "이 자리에 태일이 형이 왔는데 이번 공연을 함께하지 못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완전체의 모습이 아니라 부담됐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내가 노래를 못하거나 실수하면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태일이 형이 빨리 나아서 노래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NCT 127이 어떤 모습이 되든 끝까지 멋있는 모습만 보여드릴 테니 너무 걱정 안 하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우도 눈물을 흘리며 팬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콘서트 준비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여러분들 생각하며 버텼다. 오늘 눈을 마주치며 노래하고 춤췄는데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더라. 정말 '가수 하길 잘했다', 'NCT 127이라 뿌듯하고 멤버들이 자랑스럽다' 등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타는 태일을 언급하며 "역시 NCT 127은 아홉명이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고 더 멋지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체가 됐을 때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태용은 "NCT 127이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다 여러분 덕분이다. 우리 멋있지 않냐"면서 "앞으로도 끈끈하고 멋있는 팀이 되겠다"고 외쳤다.

재현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과의 관계가 더 편해지고 좋아졌구나 싶다. 믿어주고 응원해 준 시즈니(공식 팬덤명)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편해지고 장난도 치면서 성장하겠다"고 했고, 마크는 "나의 첫 콘서트가 이곳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모자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해찬은 "여러분들이 저희를 사랑해준 시간을 후회하지 않게 NCT 127이라는 이름 잘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쟈니는 "이제 시작이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는 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서울 공연을 성료한 NCT 127은 2024년 1월부터 도쿄, 오사카, 나고야, 자카르타, 불라칸, 방콕, 마카오를 비롯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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