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꿈도 포기했다…아버지에게 간 떼준 18세 소년

입력 2023-11-29 11:16   수정 2023-11-29 11:22



간 기능 저하로 의식을 잃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꺼이 떼준 10대 소년과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는 10대 소녀의 이야기가 화제다.

가천문화재단은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양희찬군(18)과 최은별양(15)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북 구미 금오공고에 재학 중인 양군은 기꺼이 자기 간을 아버지에게 떼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의 부친은 지난해 간 기능 저하로 의식을 잃고 죽음의 문턱에 섰다. 모친은 지병이 있고, 여동생에게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양군은 의사와의 상담 후 이식 적합자로 판정이 나자 곧바로 날짜를 잡고 간 이식 수술을 했다. 양군도 수술 후 잘 회복했고, 양군의 아버지도 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는 "(간 이식 수술로) 평소 꿈꾸던 직업 군인은 될 수 없겠지만 아버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고교 졸업을 앞두고 공장에서 정밀기기를 다루는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기능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신흥여중에 다니는 최양은 어머니 없이 혼자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일을 챙긴다. 그의 부친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당뇨 증세가 악화해 지난해 초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부친을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일은 최양 몫이다. 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 후 따로 살고 있다.

최양은 부친이 약을 거르지 않도록 잔소리도 하면서 식사도 챙긴다. 또 부친의 다리 근육이 굳지 않게 매일 주무르고 연고도 바른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밝은 성격의 최양은 인사도 잘해 동네 어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알려졌다. 권양은 "틈틈이 동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받은 월급으로 아버지와 함께 외식도 한다"며 "내년에는 세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상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문화효부상 대상은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며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과 아들을 돌보는 파자르도겜마(필리핀 출생)씨가 받았다. 효행교육상 대상은 매월 25일을 '효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 서울 강동고등학교가 받았다.

이밖에 가천문화재단은 또 가천효행상 본상 4명·특별상 4명, 다문화효부상 본상 2명, 다문화도우미상 대상 1개 단체·특별상 1개 단체, 효행교육상 본상 1명을 선정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300만~10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 등이 상금과 부상으로 주어진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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