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렸다"는데…OECD의 경고

입력 2023-11-30 08:48   수정 2023-11-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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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 지수가 38년 만에 월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 미 중앙은행(Fed)의 피벗(pivot·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낙관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Fed 위원들은 "현재로선 금리 인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이 같은 기대감에 더욱 불을 지폈다. 반면 이와 동시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고 잘못됐다"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경고도 나왔다.
미국,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렸다
블룸버그 미국 총채권 지수는 이달 들어 29일(현지시간)까지 약 4.3% 상승했다. 1985년 이후 월간 최고 상승률이다. FT는 "블룸버그 미국 총채권 지수는 11월의 랠리로 올해 총 수익률이 플러스 영역에 진입함에 따라 '47년 만에 전례 없는 3년 연속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가을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촉발된 채권 매도세는 이달 들어 극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 채권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수익률은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한달 전(연 5.02%)에서 이날 연 4.25%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 국채 가격이 미국 국채의 반등세를 따라 동반 상승하면서 블룸버그 글로벌 종합 채권 지수 역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Fed는 지난해 3월 이후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올해 9월부터 두 차례 동결해 현재 연 5.25~5.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Fed가 내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48%로 보고 있다. "내년 중반까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10월 중순의 분위기와 확연히 달라진 모양새다.

Fed 인사들의 잇단 발언이 시장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전날 한 행사에서 "현 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적절하다"며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몇 달간 개선된다면 그 추세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도이체방크 뉴욕지사의 앨런 러스킨 수석 국제 전략가는 "이것이 월러 이사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매파 인사의 발언은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확실히 상반기 금리 인하의 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유럽, 영국은 특히 안심 못해" OECD의 경고
이튿날인 29일 블룸버그통신은 "내년도 투표권을 쥔 Fed 인사들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시카고 로욜라 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현재의 금리 수준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확고하게 하향 경로에 놓여 있다"고 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도 CNBC에 "금리 인상 옵션을 남겨둬야 한다"면서도 "내달 12~13일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경고하는 지적도 나왔다. 클레어 롬바르델리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지만, 차입 비용을 낮추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특히 "ECB와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시장 예상보다 훨씬 긴 2025년까지 기준금리를 현재의 최고 수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Fed의 피벗 시기를 내년 5월로 전망하는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선 내년 4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추진된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물가 상승세의 지속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실질금리가 높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통화정책은 일정 기간 동안 제한적으로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량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유럽,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4% 이상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롬바르델리는 다만 "미 Fed가 ECB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Fed가 ECB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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