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어수선해도 조용히 강한 '조선주'…기관은 알았다

입력 2023-12-01 08:28   수정 2023-12-01 08:29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선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유가 상승, 신규 수주에 힘입어 조선 업체들은 내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 투자자는 조선 업체의 성장성에 주목해 집중 매수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조선TOP3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16.69% 올랐다. 이 상품은 조선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구성자산 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 3대 조선사의 비중이 80% 이상이다.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를 골고루 담은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도 14.55%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주가 상승세는 뚜렷하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달 23.7% 급등하며 주요 조선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6조5111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7조9054억원으로 뛰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뒤를 HD현대중공업(22.62%), 현대미포조선(17.03%), 삼성중공업(17.01%), 한화오션(15.68%) 등이 이었다.

조선주의 랠리를 주도한 건 기관이다. 한화오션을 제외한 주요 조선사에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지난달 기관은 HD현대중공업을 2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의 주식도 각각 236억원, 155억원 사들였다. 유상증자 이슈로 주가 변동폭이 컸던 한화오션엔 개인의 매수세가 관찰됐다.

아울러 조선 업체의 실적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3대 조선사는 3분기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대 조선사가 나란히 흑자를 기록한 건 2012년 4분기 이후 약 11년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759억원,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690억원을 거뒀다. 한화오션은 3분기 7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7월 말까지 큰 폭으로 올랐던 조선주 주가는 지난 10월 단기 조정을 겪었다. 조선업이 곧 '피크 아웃(고점 통과)'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퍼지면서다. 일각에선 여전히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우려와 별개로 증권가는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탄소 감축을 목표로 노후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엔 해운사와 조선사 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친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노후 선박 교체가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올해부터 시행된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 영향으로 D, E 등급을 받은 선박 운항이 제한되면서 이들 선박을 교체하기 위한 발주가 시행될 것"으로 봤다. CII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시행하는 환경규제다. 3년 연속 D등급 또는 1년간 E등급을 받은 선박은 C등급에 맞춘 시정계획을 승인받기 전까지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

암모니아 관련 시장은 조선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은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가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유사하다. 또 부가가치가 높아 효자 선박으로 꼽힌다. 다올투자증권은 매년 20척의 암모니아 운반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제 유가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3분기 조선주 랠리의 배경엔 유가 상승세가 있었다.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업체 매출이 확대되고, 이는 고부가 선박 발주 등으로 이어져 조선 업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지난 9월 배럴당 93.68달러까지 치솟았던 서브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현재 배럴당 75.96달러로 19%가량 하락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날 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1분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이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 유가가 상승할 확률은 낮아진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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