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무 강자' 바른, 연매출 1000억 넘었다

입력 2023-12-03 18:33   수정 2023-12-11 16:31

법무법인 바른이 창사 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로펌 중에선 여덟 번째로 이뤄낸 성과다. 몇몇 대형 소송에서 승소해 두둑한 보수를 받은 것이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바른은 2년 전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지평과 국내 7위 로펌 자리를 두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重 분쟁에서 100억원 잭팟
3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바른은 올해 매출 1000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이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실적이 집계돼야 최종 매출이 확정되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1000억원대 매출을 낼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바른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면 지난해(862억원)보다 최소 16%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6%였다.

강점을 보여온 송무 분야에서 선전한 것이 이번 실적의 비결로 꼽힌다. 특히 올초 종결된 HD현대중공업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대규모 성과보수를 받은 것이 한몫했다. 승소한 근로자 측을 대리한 바른은 이 사건 하나로 100억원대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고등법원 민사1부가 지난 1월 6300억원대 통상임금을 지급하라고 제시한 조정안을 노사 양측이 받아들이며 11년간 이어진 소송전이 마무리됐다.

이 로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특허공룡’ 퀄컴을 상대로 6년2개월간 벌인 1조원대 소송전에서 최종 승소하는 데도 기여했다. 대법원 3부가 4월 공정위의 1조311억원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바른은 올초 마산로봇랜드가 경상남도·창원시·로봇랜드재단을 상대로 벌인 1662억원 규모 실시협약 해지 시 지급금 등 청구소송에서 승소를 확정 짓는 것도 도왔다.

자문 분야에서 거둔 실적도 쏠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은 SK에코플랜트가 지난 6월 인천 부평구에 120㎿급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필요한 투자금 4400억원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 체결 과정에 자문을 제공했다. 3월 회생절차를 51일 만에 끝내 주목받은 냉동만두 제조업체 취영루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바른 관계자는 “주요 업무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낸 가운데 일부 송무사건에서 대규모 보수가 들어왔다”며 “아직 올해 영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순 없지만 연매출 1000억원대 진입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7위 싸움 불붙나
바른은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평과의 격차를 좁힐 전망이다. 지평은 2021년 1051억원, 지난해 1101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7위 로펌 자리를 견고하게 다졌다. 다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올해는 과거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건설업계 한파로 주력 중 하나인 건설부동산 부문의 성장 폭이 둔화했다는 의견이 많다.

로펌업계에선 9위인 대륙아주의 성장세도 향후 순위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륙아주는 지난해 매출 848억원을 거두며 10대 로펌 중 가장 높은 성장률(21.1%)을 기록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간다면 지평과 바른의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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