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임중도원의 책임감"…물가 잡고 경기 살리는 난제 풀어야

입력 2023-12-04 18:50   수정 2023-12-05 02:11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임중도원(任重道遠)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사 브리핑 직후 내놓은 인사말이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 비해 유독 짧은 인사말이었지만 관가에서는 “최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를 정확히 표현한 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재부 관료라면 모두가 꿈꾸는 부총리직을 맡게 됐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설 것이라는 얘기다.
尹캠프 출신 아니지만 신임 두터워
최 후보자는 거시 정책 및 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했고, 행정고시 29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지내면서 자본시장통합법 입안을 주도했다. 이후 기재부 장관 정책보좌관, 미래전략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했고, 이후 기재부로 돌아와 정책조정국장과 경제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당시 기재부에서는 최 후보자를 ‘천재 관료’로 부를 정도로 높게 평가했다. 과거 한 기재부 장관이 “기재부에 수없이 많은 경제학과 출신보다 법학과 출신 한 명(최 후보자)이 더 낫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했다는 경력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동안 야인 생활을 했다. 행정고시 29회 중 부총리가 나온다면 최 후보자가 1순위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동기인 홍남기 당시 국무조정실장이 부총리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해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던 것도 아니고, 대선 당시 캠프에 참여한 것도 아니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정부 출범 이후 경제수석으로 임명됐다.
구조개혁 속도 내야 할 2기 경제팀
6년여 만에 화려하게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지만 최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3%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워낙 크게 뛴 기저효과로 올해는 수치만 보면 다소 안정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물가가 높은 게 사실”이라며 “문제는 물가를 잡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도 챙겨야 한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미만 경제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나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등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이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경우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경제의 체질을 민간 중심으로 바꾸는 구조개혁도 단행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1기 경제팀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면 2기 경제팀은 구조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의 미래는 결국 구조개혁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60)
△서울 오산고
△서울대 법학과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29회 행정고시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농협대 총장
△대통령실 경제수석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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