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에리안 "Fed가 던지는 메시지,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수용"

입력 2023-12-06 08:35   수정 2023-12-0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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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그룹 수석 경제고문은 시장이 지나치게 미 중앙은행(Fed)의 행보를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자 조만간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지나친 오역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엘 에리언 수석 경제고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ed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탓에 과도한 낙관론이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은 국제통화기금(IMF), 시티그룹 등을 거친 뒤 2008~2014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석학이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자 시장에서 낙관론이 확산했다. 지난 1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통화정책을 제한된 영역까지 밀어붙였다"고 발언하자 시장이 이를 금리 인하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파월의 발언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받아들인 시장은 상승장이 펼쳐졌다. 지난 한 달 간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식, 채권, 금 등 모든 자산이 상승세를 보였다.

엘 에리언 고문은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Fed가 곧 금리 인상을 종료할 가능성은 크지만, 이것이 즉각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Fed의 가이던스를 잘못 받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Fed는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불황을 감수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엘 에리언 고문은 "Fed의 향후 행보에 대한 발언은 시장에서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며 "현재 Fed와 시장 사이에 심각한 소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 에리언 고문은 되레 시장 여론이 Fed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들이 Fed에 대한 신뢰를 접으면서 통화정책을 입맛대로 오역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Fed의 정책 효과가 축소할 수도 있다.

엘 에리언 고문은 "현재 금융 시장은 Fed의 발언과 행보를 등한시한 채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향후 통화 완화 정책이 시행될 경우 정책 효과가 크게 감소할 수도 있다"고 했다.

엘 에리언은 통화 정책보다 Fed가 우선시해야 하는 일은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Fed 홀로 시장과 동떨어진 해석을 내놔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Fed는 시장의 해석과 달리 노동 시장과 공급망의 유연성이 비탄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수정하지 않은 채 고금리를 장기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Fed의 우려와 달리 2년 전 나타난 공급망 혼란은 완화했고, 노동시장은 Fed의 예상을 깨고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엘 에리언 고문은 "Fed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고수하면서 경제를 위기에 빠트리든지, 아니면 목표치를 조정해서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할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정책의 신뢰도를 지켜야 한다는 고집 때문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수정하지 않으면 되레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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