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혐오 발언을 일삼은 일본 가가와현 간온지시의 기시우에 마사노리(44) 시의원이 시의회의 사직 권고를 거부했다.
교도통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시의회는 기시우에 의원에 대한 사직 권고 결의를 같은 날 가결했다. 이에 기시우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깊이 받아들이겠다. 반성하고 직책을 완수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기시우에 의원은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을 '구걸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집단'이라고 말하고 일본에 의해 성 착취를 당한 피해자(위안부)들을 "매춘부"라고 표현했다. 당시 시노하라 가즈요 시의장은 그의 발언을 두고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며 한차례 주의를 줬다.
기시우에 의원은 평소에도 한국에 대한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게시물을 공유(리트윗)해 왔다. 지난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사 당시 한국의 반발에 대해 '비렁뱅이가 또 왔다"는 글을 게시했다. 또한 일본 홋카이도, 쿠릴열도, 사할린섬내 거주하는 소수민족이 아이누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담긴 게시물과 외국인 참정권 부여를 반대하는 게시물 등을 공유해 왔다.
기시우에 의원은 사직 결의안 가결 하루 전에야 자신의 엑스 계정에 "논란이 된 혐오 발언에 대해 맹렬히 반성하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인권에 대해 공부하겠다. 정말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
반성 게시물 내에는 혐오 발언의 대상들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사퇴하라", "자격이 없다"는 비판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7일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시우에 의원은 혐오 발언을 게시한 이유에 대해 변명했다. 그는 "(혐오 발언 자체는) 좋지 않다고 이해하지만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므로 이해하기 쉽달까, 통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 썼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원직을 내려놓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직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답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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