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받았는데, 자본잠식은 그대로?…자본금의 '착각' [긱스]

입력 2023-12-14 15:20   수정 2023-12-14 15:26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자본과 자본금, 언뜻 보기엔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사업에 바쁜 창업가가 모든 세부 항목을 명확히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이를 숙지하고 파생 개념을 이해한다면, 향후 투자 유치 과정에서 회사 재무제표의 변동 상황을 뚜렷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가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자본금과 관련된 여러 핵심 개념을 해설합니다.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자산과 부채에 관해 물어보자. 우리 회사 자산은 얼마고, 부채는 얼마라고 비교적 쉽게 답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자본에 관해서 묻는다면 “우리 회사는 5000만원으로 설립했어요.” 같은 답변을 들을 때가 많다. 자본은 흔히 사업의 밑천, 종잣돈 같은 의미로 쉽게 사용된다. 하지만 회계상 자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회사 운영에 반드시 지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투자를 유치할 때 문제가 될 수 있어 신경 써야 하는 영역이다.
기본 개념 중요한 자본금·주식발행초과금
복잡한 금융거래가 늘어나며 자본의 세부 항목 중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낯선 이름들이 등장한다. 모든 세부 항목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 창업가라면 크게 자본금의 정확한 개념과 주식발행초과금 그리고 이익잉여금, 미처리결손금의 개념만은 알아둬야 한다.

먼저 자본금은 주식 액면금액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금액이다. 자본은 회계적으로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 자본 등 자본의 세부 항목을 모두 합한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영업을 하면 다음 연도에 기업의 자본(자본총액)은 증가하지만, 자본금은 자본금을 증가시키는 ‘증자’라는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바뀌지 않는다. 여기서 자본금과 자본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이처럼 자본에 대한 이해는 자본금과 자본(총계)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발행으로 얻은 금액 중 액면금액을 초과한 금액을 말한다. 액면 1000원의 주식을 1000주 발행해 100만원 자본금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이후에 투자받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이 주식을 1000원에 투자하지는 않는다. 만약 이 주식의 가치를 액면 대비 20배로 보아 주당 2만원에 1000주 투자하는 경우엔 어떻게 될까. 이때 자본금은 액면가액에 주식 수를 곱하는 것이므로 액면 1000원에 발행 주식 수 1000주를 곱하여 100만원이 늘어난다. 주당 액면금액을 초과하는 1만9000원(주당 발행가액 2만원에서 액면가 1000원을 제외)에 1000주를 곱한 1900만원은 주식발행초과금이라는 자본잉여금이 된다. 문자 그대로 주식을 액면가액보다 초과하여 발행한 금액이라는 뜻이다.

투자를 2000만원 받으면 내 현금이 2000만원 늘어난다는 것까지는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위 사례를 ‘자산=자본+부채’ 산식으로 풀어 보면 이해가 쉽다. 주식발행초과금이라는 긴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이 금액이 무상증자라는 돈을 들이지 않고 회사의 자본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재원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잠식 가늠자, 이익잉여금·미처리결손금

세 번째 개념은 이익잉여금이다. 이익잉여금은 회사 이익의 누적액이다. 이익잉여금은 배당 등의 재원이 되는데, 배당이 없다고 가정하면 매년의 당기순이익이 이익잉여금에 쌓이게 된다. 회사 설립 시점의 자본에는 이익잉여금이 없다. 첫해에 영업을 하여 당기순이익이 5억원 발생했다면 이익잉여금이 5억원 증가한다. 두 번째 해에도 당기순이익이 6억원이 발생했다면 두 번째 연도에는 누적액인 11억 원(5억원+6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쌓인다.

미처리결손금은 이익잉여금의 반대 개념이다. 기업의 누적 손익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이를 미처리 결손금으로 이름을 바꿔 부른다. 처음에는 이익이 발생하여 이익잉여금이 누적되었다가도 이후 손실이 커진다면 언제든 미처리결손금이 생길 수 있다. 열심히 일한 우리 회사의 손익이 결과적으로는 이익잉여금(미처리결손금)의 형태로 재무제표에 표시되는 것이다.

자본잠식은 어려운 용어지만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알고 있는 개념이다. 스타트업 성장의 ‘J 커브(J-Curve)’를 보면 초기 스타트업은 거의 손실이 발생한다. 비단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운영비용을 초과할 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않는다면, 기업의 손실은 거의 필연적이다. 투자금으로 초기 운영이 되는 스타트업은 자칫 이 손실의 구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러한 기업 손실이 누적되면 자본잠식이 찾아온다.

손실은 미처리결손금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을 감소시킨다. 이렇게 자본이 계속 감소되어 자본 총계가 자본금보다도 적어지게 되면 이 상황을 자본잠식이라고 한다. 기업의 출자금이 계속된 손실에 잠식된 상태다. 자본잠식은 금융기관에서의 대출, 정부 기관에서 지원금을 받을 때, 또 투자를 받을 때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사전에 관리가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자본잠식을 알고 있는 이유다.
투자받은 돈, 그대로 자본금 되지 않는다
자본의 기본 개념을 익혔다면 투자받을 때 유념해야 할 관련 파생 이슈도 알야야 한다. 우선 중요한 내용은 투자금액은 자본금 증가와 다르다는 것이다. 투자를 받으면 위의 ‘자산=자본+부채’ 산식으로 살펴본 것처럼 자산이 증가하고 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주식발행초과금에 대한 개념을 알고 나면 투자받은 금액 전액이 자본금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특정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피보팅(사업 전환)을 하려는 사업의 자본이 5억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한다. 이때 자본은 자본 총액이 아니라 자본금을 의미하는 것이고, 자본금 제한이 있는 업종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5억원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투자금이 들어오면 일부는 자본금으로, 일부는 주식발행초과금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으면 바로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자본잠식 상태에서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이 종종 있다. 투자 이후 자본잠식이 해소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창업가들이 많다. 결론부터 짓자면 투자를 받으면, 자본잠식이 해소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자본금이든 주식발행초과금이든 어쨌든 자본 자체가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잠식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황은 자본잠식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다.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동일하게 자본총액이 자본금보다 200만원 적어 자본잠식인 상태다. 이 자본잠식된 금액보다 큰 금액을 투자받은 투자의 경우에는 자본잠식이 해소된다. 하지만 자본금 총액이 자본금보다 200만원 부족한 상태에서 200만 원의 투자가 발생한다면 이 중 100만원은 자본금, 100만원은 주식발행초과금이 되기 때문에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후에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남겨 이익잉여금을 증가시키거나 투자를 더 받거나 하는 등의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보통주 자본금과 우선주 자본금 구별은
보통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보통주(우선주가 아닌 일반 주식) 형태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통주 자본금이 증가하게 된다. 보통주 자본금만 있는 경우, 보통주라는 말이 붙지 않고 자본금이라고만 표시된다. 하지만 이후 우선주 형태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회사가 투자로 발행하는 주식은 우선주이기 때문에 자본금도 그냥 자본금이 아닌 우선주 자본금이 증가한다.

보통주와 우선주는 의결권, 배당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보통주 자본금과 우선주 자본금으로 구분 표시해야 한다.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구분을 누락한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우선주 투자를 받은 부분 역시 보통주 자본금으로 기재하여 자본금 등기를 수정하고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투자 전에 발생하는 문제로 신경 써야 할 요소도 있다. 대표이사 가수금 출자전환이다. 대표이사 가수금은 대표가 회사에 빌려준 돈(대표자 가수금)이다. 투자자가 투자를 하면 그 돈으로 대표이사는 회사에 빌려준 돈을 회수해 갈 위험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돈을 가져갈 권리를 포기하고 이 금액을 자본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때 회사 재무제표에 잡혀있던 가수금(스타트업의 부채)은 없어지고 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대표이사가 100% 주식을 보유하더라도, 대표이사가 법인이라는 다른 실체에 빌려준 돈에 대해 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미리 유념해야 한다.
부채가 될 수 있는 투자의 상환전환우선주
우선주 투자가 이루어질 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포함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투자 방식에 대해서 우선주라는 형태 외에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스타트업의 후기 단계로 갈수록 이 전환권이 포함된 우선주 평가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자본에 대한 회계기준 때문으로 초기 스타트업 대다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이라는 회계기준을 따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액 자본으로 분류하던 투자 형태가,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기업 규모가 커져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으로 회계기준을 변경하게 되면 자본과 부채로 나눠서 인식될 수 있다. 회사의 실질은 바뀐 것이 없지만 예전에 없었던 부채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투자란 꼭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투자가 우리 회사의 재무제표에 어떤 형태로 반영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 생각지 못한 부수 효과를 맞이할 수 있다.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기업의 성장과 투자는 매우 중요한 목표이다. 이 중요한 성장과 투자의 결과가 회사 자본에, 더 나아가 회사의 성적표인 재무제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

△ 공인회계사·세무사
△ 삼정 KPMG
△ KB국민은행 중소기업컨설팅부
△ 한국여성벤처협회 멘토단
△ 재무실사 및 감사·M&A·CFO 자문
△ 브릿지코드 파트너 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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