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내리막을 탔던 글로벌 명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달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해외 명품주 주가가 오르고 있는 영향이다.
ETF 외 공모펀드도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엔 3개월 수익률이 -6% 이하로 빠졌던 애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는 이날부로 3개월 수익률이 1.5%를 넘겼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증권자투자신탁은 기준가를 지난 9월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들 펀드가 투자한 글로벌 주요 명품기업 주가는 이달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프랑스 증시서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는 3.28% 오른 739.10유로에 장을 마감했다. 구찌·보테가베네타·생로랑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케링은 2.58% 올라 413.80유로에 거래됐다.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은 1.48% 올랐다.
같은날 스위스 증시서 리치몬트는 2.57% 오른 115.75스위스프랑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까르띠에, IWC, 바쉐론콘스탄틴 등 명품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지난 한 달간 LVMH는 7.35% 올랐다. 케링은 5.09%,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은 6.70% 올랐다. 같은 기간 프랑스 CAC40 지수는 상승폭(6.20%)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증시 전반이 아니라 명품업계로만 시야를 좁히면 큰 성장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의 시각이다. 글로벌 IB UBS는 2016년부터 연 10%씩 성장해온 명품 시장 성장세가 6%대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미국에서 명품 소비가 확 커지지 않는 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같은 추세는 이미 주요 명품기업 3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LVMH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9% 늘었다. 전 분기 성장폭(17%)에 비해 크게 줄었다. 애널리스트 예상치(11% 상승)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케링은 매출이 9% 줄었다. 시장 예상치(6% 감소)보다 매출 타격이 크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요층이 넓은 명품 브랜드를 산하에 둔 기업보다는 아예 초고가 전략을 펼치는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의 실적 타격이 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큰손'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상품 가치가 잘 떨어지지 않고, 이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수요가 더 몰린다는 설명이다.
UBS는 지난달 말 에르메스와 리치몬트에 대해선 목표 주가를 올려잡았다. 에르메스에 대해선 주당 2216유로를 제시했다. 지난 8일 기준 주가(1982.40유로)에 비해 11.7% 높다.
UBS는 "현재 명품업계가 얽힌 상황을 고려할 때 가장 가격 방어력이 높은 기업이 에르메스"라며 "경기가 둔화한다 해도 동종업계 다른 기업에 비해 하방 리스크가 적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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