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팔고 디스플레이 사고…엇갈린 외국인

입력 2023-12-11 18:01   수정 2023-12-12 01:08

지난달 LG그룹 사장단 인사를 기점으로 LG그룹 계열사를 보는 외국인투자자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LG전자를 팔아치우는 반면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적극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의 실적 전망에 더해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달라진 외국인 매매 패턴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LG전자를 총 8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3위였다. 같은 기간 주가도 8.7% 하락했다. 반면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LG이노텍을 285억원어치, LG디스플레이를 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 주가는 4.9% 올랐고, LG디스플레이는 2.4% 내렸다.

이런 움직임은 직전 3개월(8월 24일~11월 24일) 동안 외국인들이 보였던 행보와 대조적이다. 이 기간은 외국인은 LG전자를 331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3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G이노텍은 이 기간에도 48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증권가는 지난달 하순 LG그룹 사장단 인사 이후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이 달라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LG이노텍 CEO에서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철동 사장이 대표적이다. 정 사장이 LG이노텍 사장 시절 LED, 스마트폰 기판 사업을 과감히 접으면서 체질 개선에 나선 전례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 사장의 LG이노텍 부임 시절 주가는 2019~2021년 평균 321% 상승했다”며 “신임 대표 효과로 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혁수 신임 CEO는 지난달 30일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그동안 카메라 모듈 위주로 성장했지만, 다른 사업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실적 악화에 자회사 지원 부담
LG전자 약세는 실적 전망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글로벌 소비 경기 둔화로 TV와 가전 부문에서 고가 제품 판매가 줄어들고, 마케팅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이유로 4분기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LG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까지 누적 2조64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가는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 만큼 LG전자가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우려 수준이지만 LG디스플레이에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면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사장단 인사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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