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를 자극한 것은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이다. 팰리서캐피털(지분율 0.62%)은 지난 6일 삼성물산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도 지난달 주당 배당금을 4500원으로 늘리고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요구했다.
KCGI자산운용이 목표로 삼은 현대엘리베이터(지분율 2%)도 올 들어 주가가 55% 올랐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등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도 보냈다.
VIP자산운용이 압박한 아세아시멘트는 7월 26일 8930원이던 주가가 이날 1만630원까지 19% 올랐다. 회사 측이 내년까지 별도 순이익의 40%를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화답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행동주의 대상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시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TRUSTON주주가치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달 출시한다.
통상 행동주의가 투자하면 주주 환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에 주가가 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타깃으로 삼은 리츠들은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3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공격 이후 주가가 되레 하락세다. 현재 주가(61만원)는 작년 1월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엔 주가가 급등했지만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한 8월 이후부터 약세로 전환됐다.
증권가는 내년 주총 시즌에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총 6주 전까지 전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월에 정기 주총이 열리면 1~2월에는 주주총회 안건이 전달돼야 한다”며 “상당수 행동주의 펀드가 주총 안건을 검토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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