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드라마, 한국에 얼마나 뒤처졌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

입력 2023-12-13 18:44   수정 2023-12-21 16:33


“일본 드라마는 한국에 뒤처져 있다.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심장이 약한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일본 인기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작가 노기 아키코의 도발적인 발표 도입부다. 지난 3~5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 TV 드라마 콘퍼런스(ATDC)에서의 일이다. 아시아 TV 드라마 콘퍼런스는 2006년부터 한국 드라마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 정부 예산으로 매년 개최했다. 하지만 2020년 ‘일본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일본 측이 “한국 드라마를 따라잡자”며 일본 기업 200여 곳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넘겨받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일본 측 발표는 자국 영화·드라마산업 경쟁력의 추락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면 한국 측 발표는 K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일본은 세계 3대 콘텐츠 시장이다. 2021년 시장 규모가 2082억달러(약 273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6위다. 하지만 같은 해 한국의 콘텐츠 수출 규모는 125억달러로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 드라마 관계자들은 한국의 강점을 방송사가 아니라 전문 제작사가 주도하는 시스템에서 찾았다. 한국은 전문 제작사가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TV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고려한다. 투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반면 일본은 방송사 계열 제작사가 방송국의 예산과 입맛에 맞춰 드라마를 만드는 구조다. 한국의 주요 시청 시간대 드라마 제작비는 편당 평균 1억엔(약 9억원) 안팎이지만 일본은 편당 5000만~6000만엔 수준이다. 노기 작가는 “일본은 수준 낮은 만화까지 억지로 드라마로 만들다가 시청자들을 떠나보냈다”고 지적했다. 영화 ‘도쿄타워’를 만든 미나모토 다카시 감독은 “일본에서는 대규모 자연재해로 엔터테인먼트산업이 후순위로 밀렸는데 한국의 눈부신 성공을 보고 뒤늦게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시카와=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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