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현범 "경영권 방어 자금 충분"…부친 조양래도 2.72% 장내매수

입력 2023-12-14 18:39   수정 2023-12-21 16:53


14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회장이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했다. 지난 3월 구속된 이후 9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을 입고 가방을 멘 그는 기자가 다가가자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데 대해선 단호했다. ‘무리수’라는 표현까지 쓰며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보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경영권 방어에 대해선 “준비가 다 끝났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회장 “자금 여력 충분”
조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대해 “(MBK는) 계약 구조상 잃을 게 하나도 없다”는 말부터 꺼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잡은 MBK는 공개매수 최소 수량(20.35%) 확보에 실패하면 한 주도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장남과 차녀 대신 경영권을 받기로 했다.

조 회장은 ‘명성 있는 사모펀드의 무리한 시도’라는 말도 했다. MBK는 국내 최고의 운용 역량을 갖춘 사모펀드로 꼽힌다. 그런 곳이 기업 내부 갈등을 이용해 최대주주(조 회장) 지분율이 42.03%에 달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인식이다.

조 회장은 개인투자자 피해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11월만 해도 주당 1만4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한국앤컴퍼니 주식은 지난 5일 공개매수 선언 당일 급등해 2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이날(2만1150원)까지 줄곧 공개매수가(2만원)를 웃돌았다. 공개매수 실패 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경영권 방어 준비가 다 끝났다”며 “일부는 실행도 했다”고 강조했다. 당장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MBK가 공개매수가를 올릴 경우 장내 매입이나 대항 공개매수로 지분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세워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조 명예회장도 지난 12일 사재를 동원해서라도 차남인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명예회장의 현금 동원력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4.75%로 높아졌다.
○MBK, 공개매수가 높일까
MBK는 이날도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MBK는 애초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해 경영권을 가져온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주가가 2만원 이상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이번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난다. 시장에선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MBK가 한국앤컴퍼니의 주주명부폐쇄일 전날인 28일까지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조만간 가격 상한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15일에라도 가격을 높이겠다고 나서면 조 회장이 반격에 나설 공산이 크다.

MBK가 공개매수 가격 상향 카드를 포기하면 24일까지는 소액주주들에게 공개매수에 응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에 실패하면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2만원에라도 넘기는 게 나은 선택이라는 주장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조 회장은 장내 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늘릴 수 있다.

시장에선 MBK와 상관없이 조 회장이 이번 기회에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없앨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규/차준호/박시온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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