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산성·인구 '동시대란'에도 무덤덤한 한국病

입력 2023-12-17 17:41  

생산성 하락과 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대한민국이 10년 뒤면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 전망이 나왔다. 한은이 발표한 ‘미래성장전략 보고서’상의 최악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3년 무성장(0%) 경제가 되면서 2030년대 전체로 0.5%, 19년 뒤인 2042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률이 된다. 활력이 뚝 떨어진 지금의 1~2%대 저성장도 일자리, 내수, 연금, 재정 등에서 숱한 문제를 야기한다. 정체 및 마이너스 성장의 ‘수축 감소 경제’가 빚어낼 디스토피아에 적극 대비하며 도래 시기라도 늦춰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한은은 “새로운 산업 기회를 포착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데이터·인공지능 등을 활용하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시스템반도체·패키징·모빌리티로 반도체 확장 전략, K팝 등 문화산업, 군수산업, 기후위기 관련 산업에서 가능성을 찾자고 제안했다. 신도시 개발 대신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대안도 일정이 늦어진 3기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시사점이 있다. 인구 감소 문제에서는 한은 역시 똑 부러진 해법을 내놓지 못했지만 문제의식만큼은 모두 공감하는 그대로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와 동시에 빚어지는 생산성 추락이라는 신(新)한국병은 이제 새로운 걱정도 아니다. 냉철히 보면 해법을 몰라서 되풀이하는 걱정도 아니다. 반복되는 우려와 경고에 오히려 더 무덤덤해지고 만성화하면서 ‘늑대 소년’ 경고처럼 으레 그러려니 하는 사회 풍조가 진짜 문제이고 만성병이다. 1인 가구가 전체의 35%에 달하는 등 비슷한 맥락의 사회 급변화도 연일 목도하고 있지만, 행정도 법도 정치도 좀체 바뀌지 않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탈리아의 투자 요청에 저출산 국가의 노동력 부족을 투자 기피 요인으로 답한 게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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