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저, 영하 날씨 따위…뜨겁다 못해 타오른 '공연계 보물' [리뷰]

입력 2023-12-17 19:30  


그룹 트레저(TREASURE)가 약 1년 만에 국내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3일간 진한 추억을 쌓았다. 무려 22곡을 라이브로 소화한 트레저의 열정은 뜨겁다 못해 들끓었고, 불타올랐다. '공연계 보물'임을 입증한 150분이었다.

트레저(최현석, 지훈, 요시, 준규, 윤재혁, 아사히, 도영, 하루토, 박정우, 소정환)는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리부트 인 서울(REBOOT IN SEOUL)'을 개최했다. 지난 15, 16일 공연에 이은 3회차 공연이다.

트레저가 콘서트를 열고 국내 팬들과 만나는 건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1년 만이다. 넓은 객석을 꽉 채운 트레저 메이커(공식 팬덤명)의 응원봉 물결을 통해 국내외로 높아진 이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데뷔 후 일본에서 무서운 속도로 팬덤을 키우며 성장한 트레저는 17개 도시 40회에 달하는 아시아 투어와 5개 도시 20회차에 걸쳐 진행된 첫 일본 팬미팅 투어 등으로 다져온 실력을 이번에 작정한 듯 맘껏 표출해냈다. 공연 규모를 총 3회차로 키운 이들은 콘서트 마지막 날임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기온이 영하 10도대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KSPO DOME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트레저는 시작부터 정규 2집 '리부트'의 타이틀곡 '보나 보나(BONA BONA)'를 선곡해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리부트'는 국내 판매량과 해외 수출 물량을 합산해 171만 장을 기록하며 트레저에게 첫 밀리언셀러 수식어를 안겨준 앨범이다.

고막이 찢어질 듯 강렬하게 터져 나오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트레저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그보다 더 큰 함성이 울려 퍼졌다. 쉼 없이 터지는 불꽃, 솟아오르는 불기둥 사이에서도 트레저의 존재감은 팽팽하게 빛을 발했다. 멤버들은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탄탄한 보컬 실력을 자랑하는가 하면, 여유롭고 능숙하게 호응을 유도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보나 보나'에 이어 '직진', '보이(BOY)', '헬로(HELLO)'까지 열정 가득한 오프닝 무대를 선보였다.

네 곡을 내리 부른 트레저는 "오늘 진짜 뜨겁다. 장난 아니다. 밖이 너무 추운데 안은 이렇게 따뜻해도 되는 거냐"며 웃었다.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임을 강조한 멤버들은 "후회가 안 남도록 호응을 크게 해달라", "다 부숴보겠다",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시간 아깝지 않게 열심히 해보겠다", "재밌게 놀자" 등의 당찬 각오를 다졌다.



"오늘 신발 끈은 그냥 다 풀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자신감 넘치는 외침과 함께 공연장 내 온도는 급속도로 더 치솟았다. 트레저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불꽃 에너지' 외에도 감미롭고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다채롭게 느껴볼 수 있는 세트리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지훈·준규·윤재혁·도영·소정환으로 구성된 T5 '무브(MOVE)'를 시작으로 아사히·하루토의 '고마워', 최현석·요시·하루토의 'G.O.A.T', '볼케이노(VolKno)', 지훈·준규·박정우의 '어른'까지 지루할 틈 없는 무대가 이어졌다.

트레저는 돌출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팬들과 함께 즐기며 노는 공연을 완성했다. 무대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흥 공연 강자라는 타이틀에 한 치의 의심도 생기지 않았다. 퍼포먼스에 라이브까지 빈틈없이 해내면서도 멘트를 할 때면 숨도 헐떡이지 않고 깔끔하게 말했다.

무엇보다 YG 공연의 강점인 생동감 넘치는 밴드 라이브와 트레저의 에너제틱함이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트레저는 거친 사운드에 단 한 순간도 밀리지 않고 당찬 기세로 라이브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해냈다. 'G.O.A.T', '볼케이노' 무대에서는 거센 밴드 연주를 뚫고 날카로운 랩이 꽂혀 쾌감을 안겼고, 록 버전으로 편곡된 '음', '다라리'는 신선한 매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앙코르까지 풍성했다. '사랑해'를 부르며 팬들에게 "사랑한다"고 수차례 고백하며 본 공연을 마무리한 트레저는 '런(RUN)'을 열창하며 힘차게 재등장해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일제히 기립한 팬들은 멤버들과 하나 되어 '병', '다라리'까지 노래했다.

멤버들이 토롯코(이동차)를 타고 객석을 누빌 때는 그야말로 파티 분위기가 됐다. 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이탈하고 통로로 모이면서 다소 어수선하고 질서가 흐트러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지훈은 안전을 강조하며 팬들을 향해 "너무 밀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공연을 마치며 요시는 "'YG 보석함'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꽉 채워주셨다. 트레저 메이커는 나의 불가능을 항상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인 것 같다. 내 인생의 심장 같은 중요한 존재"라고 인사했다.

내년에 성인이 되는 소정환은 "미성년자로서 마지막 무대다. 내겐 특별한 추억"이라면서 "모든 무대가 아쉽게 느껴지지만 오늘은 조금 더 많이 아쉽고 그리울 것 같은 느낌이다. 2024년에는 멋쟁이 정환이 되어 돌아오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루토는 "멤버들과 노래하고 랩하고 곡 만드는 게 내 유일한 행복"이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최현석은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는 걸 지금 여러분들 덕분에 알게 된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훈은 "요시가 말한 것처럼 오늘 공연하면서 16살 때 처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연습생 생활하던 때가 생각났다. 데뷔하기까지 다사다난했는데 그땐 우울한 날이 많았다. 깜깜한 날들이었다. 데뷔하고 나서 여러분들을 만나고 나서는 생글생글 잘 웃는 아이가 됐다. 매번 여러분께 감사함을 잊지 않고 무대로, 태도로 보여드리는 가수가 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다 눈물을 쏟았다. 지훈은 "자랑스러운 멤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소감을 밝힌 트레저는 계속해 '마이 트레저(MY TREASURE)', 'CLAP!'로 앙코르를 꾸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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