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깨는 시간이 너무 불규칙한 사람은 물론 너무 규칙적인 사람도 치매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의학 뉴스 포털 메드 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에 따르면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 심리과학 대학 매슈 페이스 역학 교수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8만8094명(40~69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 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24시간 간격으로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얼마나 일정한지를 기준으로 수면의 규칙성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매일 똑같은 시간에 자고 깨는 사람은 수면 규칙성 점수를 100점을 주고, 매일 자고 깨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0점을 부여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2013년 2월~2015년 12월 사이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7일간 24시간 손목에 착용하고 생활했다.
평균 7.2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에 480명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면 규칙성 점수가 가장 낮은 최하위 5%는 평균 41점, 가장 높은 최상위 5%는 평균 71점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 사이 중간에 해당하는 점수는 평균 60점이었다. 연령·성별·치매 위험 유전자(ApoE4) 등 다른 변수를 고려했을 때, 수면 규칙성 점수가 가장 낮은 그룹은 중위권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53%나 높았다.
이런 가운데 수면 규칙성 점수가 최상위인 그룹도 치매 위험이 중위권 그룹보다 16%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전체적으로 수면 규칙성이 치매 위험과 U자형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수면이 불규칙한 그룹이 치매 위험이 가장 크고, 중간 수준에 접근할수록 치매 위험은 낮아지다가 최상위에 이르면 치매 위험이 다시 커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잠이 규칙적인 사람과 불규칙한 사람 모두 뇌의 회색질과 기억 중추인 해마의 용적이 적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연구 참가자 중 뇌 영상 자료가 있는 소그룹(1만5263명)의 뇌 영상 분석에서는 수면 규칙성과 뇌 회색질 및 해마 용적 간에 역 U자형 관계가 나타났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이미 알려진 관련 교란변수들을 고려했으나, 고려하지 못한 다른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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