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국은 바뀐다. 폴 케네디는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강대국의 상대적 경제력은 계속 변하며, 어느 나라도 영원히 1등 자리에 있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로마도 망했고, 스페인도, 영국도 패권을 잃었다. 중국이 경제·군사적으로 맹렬히 추격해오자 미국도 그렇게 될 것이란 생각이 워싱턴DC 정가를 사로잡았다. 미국이 몇 년 전부터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한 이유다. 월가는 워싱턴과 달리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중국이 스스로 만든 세 가지 문제, 이른바 ‘3D’에 발목 잡혀 미국을 추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3D의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부채(debt)와 디플레이션(deflation)이다. 수십 년간의 과도한 투자로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서 가계도 빚에 짓눌렸다. 소비와 경기가 후퇴하며 중국은 디플레이션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중국에서 재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합계 출산율은 여전히 1.7명에 달한다. 유엔은 미국 인구가 2100년 3억9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끔찍한 인구통계’를 갖고 있다. 나는 중국이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설립자는 “고령화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요양원이 될 수 있다”며 “그에 따른 경제 불황은 미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인구 감소는 생산력 감소를 뜻한다. 인공지능(AI) 발전이 보완할 수는 있지만 사람이 없다면 생산, 고용뿐 아니라 소비도 유지되기 힘들다. 지금과 같은 경제 규모도 지키기 어렵다.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에는 한국인들이 더 많이 북적인다. 건물 거래가 이뤄지면 한국인이 매입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인구절벽이 다가오는 한국을 떠나 달러 자산을 보유하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뭐라고 해야 할지 아득하고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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