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시스템이 북한의 드론과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시스템은 수도권 주요 공항 등에 다가오는 무인기·드론을 식별하고, 위협으로 판단될 경우 조종 주파수를 방해해 떨어뜨리는 무기 체계(재머)를 군과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재머가 실전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대드론 체계는 ‘전파 교란’(재밍) 방식이다. 적 소형 무인기가 탐지되면 추적·식별한 뒤 재밍 등으로 무력화해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적 무인기를 탐지하는 레이더를 비롯해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 재머, 컴퓨터 장비(통합 콘솔) 등이 합쳐져 한 세트로 구성된다. 적 무인기를 제압하는 데는 재밍으로는 드론과 조종자 간 통신을 끊는 ‘소프트킬’과 드론에 총탄, 레이저 등을 쏴 물리적 타격을 가하는 ‘하드킬’ 방식이 있다.
내년 초 군이 추가 사업으로 계획 중인 ‘접적지역 대드론 통합체계’에선 재밍 외에 하드킬 방식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북한과 맞닿은 휴전선 및 서해 5도 일대에 33세트의 대드론 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요구되는 탐지 및 재밍 거리 성능이 이번 중요지역 사업보다 더 높다.
이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체들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대드론 체계를 준비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내년 입찰을 위해 8㎞ 거리 밖에서 적 무인기를 탐지한 뒤 1차로 재밍을 시도하고 포획(2차)·레이저(3차)로 연결하는 ‘복합 방호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측은 “올해 화성 드론 시험장에서 시속 90㎞ 이상으로 나는 표적의 포획 성공률이 90%를 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러닝 레이더 표적 분류’ 기술 개발이 더 진행돼야 한다는 평가다.
사령부는 북한에 보낼 수 있는 공격·정찰용 드론뿐 아니라 대드론 체계를 갖추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드론작전사령부 관계자는 “초기 대드론 체계는 오로지 빠른 전력화를 위해 재머 설치만 하는 것”이라며 “향후 하드킬 체계를 포함하고, 특히 민간의 부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물 포획 드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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