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때리더니…"이재명도 했잖아요?" 반격에 결국

입력 2023-12-23 12:30  


"음주운전은 잠재적인 범죄자 아닙니까?"(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中)

"이재명 대표도 음주운전 하지 않았나. 장관은 안 되고 당 대표는 되나."(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게시물 中)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던 민주당은 강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나자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음주운전 때문에 낙마한 사람들 많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도 음주운전 하지 않았느냐"는 단 하나의 반문에 할 말을 잃은 모양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장관은 음주운전 안 되고 당 대표는 음주운전 해도 되냐"며 이 대표의 음주운전 전력을 소환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강 후보자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시기와 동일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강 후보자와 이 대표 모두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 의원이 강 후보자 또는 음주운전 범죄를 옹호한 것은 아니다. "'살인 행위와 같은 만취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찬성하지만, 이 기준은 여야 의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 당 대표까지 됐다"며 "국회의원은 되고 장관은 안 된다는 기준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사라져야 할 국회의원 특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의 발언 후 각종 방송이나 시사 라디오 등에서 강 후보자의 음주운전을 비판하는 야권 인사들의 반응을 좀처럼 찾기 어려워졌다. 이에 여권에서는 이른바 "'가불기'(가드 불가 기술)가 먹혀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말은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이 반박하지 못 하는 말이나 상황을 의미할 때 쓰인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공직자 자격이 없다고 계속 비판했다간, 자당 대표도 똑같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꼴이 돼버리는 셈이다.

이런 사태를 의식했는지,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 후보자의 음주운전 경력을 더 이상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누구의 음주운전은 공직자가 절대 돼서는 안 될 사유이며, 누구의 음주운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냐"며 "강 후보자가 문제면, 이 대표도 문제다. 게다가 (이 대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지 않냐. 이 대표가 문제가 아니라면 강 후보자의 20년 전 음주운전 경력도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전으로 가만히 있던 이 대표에 '불똥'이 튀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대표는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정치·사회 영역을 가리지 않고 종종 소환되곤 한다.

배우 김새론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지난 4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김새론 갤러리'에는 '김새론 갤러리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이 성명문을 통해 "이 대표도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대선에서 47%가 넘는 득표율에 1600만명이 넘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김새론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걸어 나갈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당시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극우 성향의 네티즌들이 작성해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박수영)가 2021년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 논란을 빚었을 때도 디시인사이드 '여자 연예인 갤러리'에는 "이재명 후보도 과거 음주운전을 통해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지만, 현재는 여권 지지율 1위"라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인생의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 없는 만큼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만을 가지고 너무 연연해하지 말길 바란다"는 성명문이 올라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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