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가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한 자산운용사는 올해 송년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송년회 예산으로 직원 사전 설문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스킨케어·경추 마사지 스파(spa) 이용권을 구입해 나눠줬다.
한 식품업체 마케팅부서는 지난주 회사 인근 맛집에서 오전 11시에 모여 점심 송년회를 했다. 회식의 필수 음료로 여겨진 ‘소맥’(소주와 맥주) 대신 와인, 커피, 탄산수 등 개인별로 희망하는 음료를 곁들였다.
연말 송년회 풍경이 달라졌다. 2030세대가 주도하는 조직이나 모임에선 음주가무 회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문화·스포츠·자기계발 등을 통해 ‘미코노미’(me+economy·나를 위한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송년 문화가 퍼지고 있다.25일 현대카드가 법인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2월 일반주점의 결제건수는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보다 8.1% 감소했다. 노래방과 유흥주점의 결제건수는 각각 23.3%, 38.0% 줄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구성원끼리 팀워크를 다지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야에서 결제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벨레다’가 운영하는 한남동 스파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 바우처 구매가 늘면서 이용객의 40%는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은 연말 이벤트로 장당 14만원인 뮤지컬 ‘드라큘라’ 티켓과 1인 20만원의 호텔 뷔페 이용권을 내걸기도 했다. 연말·연초 수요가 몰리면서 호텔 뷔페와 각종 공연은 이미 ‘풀부킹’이다.
하수정/조미현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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