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中여행객 잡자"…면세점·호텔의 변신

입력 2023-12-26 17:59   수정 2023-12-27 00:37

‘더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 의존할 수 없다.’

면세업계가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잡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과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싹쓸이했던 명품 위주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개별 관광객을 잡기 위해 톡톡 튀는 K브랜드 유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복세 더딘 면세업계
2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23만 명으로 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 동월(146만 명)의 84.2%까지 치고 올라왔다. 문제는 실적 회복세가 이를 좇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0월에 외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금액은 총 1조937억원으로, 2019년 10월(1조8622억원)의 58.7% 수준에 불과하다. ‘큰손’ 중국 여행객의 입국 패턴이 단체에서 개별로 전환한 데다 중국 내 경기 부진 등으로 씀씀이도 쪼그라든 게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면세업계는 내년에 대비해 빠르게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개별 관광객이 한국 브랜드 옷을 기념품처럼 사 들고 간다는 점을 고려해 K패션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 입점한 K패션 브랜드는 지난해 말 163개에서 현재 236개로 늘었다.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연 복합패션매장에도 68개의 국내 브랜드가 매장을 가득 채웠다.

롯데면세점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 협업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 명동 본점과 LDF하우스 쇼룸에서 ‘잔망루피’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잔망루피는 올 5월 4일 중국 SNS인 샤오훙수에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7개월 만에 팔로어 400만 명을 넘길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23~25일 연휴 기간에 LDF하우스의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인원은 하루평균 7300명에 달한다”며 “체험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개별 관광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 협업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호텔도 ‘모드 전환’
호텔업계도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채널 다변화에 나섰다. 제주 그랜드하얏트는 넷플릭스의 예능 프로그램 ‘솔로지옥 시즌3’에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출연자들이 그랜드하얏트 시설을 이용하는 모습을 외국인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서울 소공동 코트야드메리어트는 10월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여행사(OTA) 플리기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쳤다. 플리기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1990년대생으로, 중국인 MZ세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 호텔 담당자는 “소공동 코트야드메리어트가 중국 현지 플랫폼에 마케팅을 한 건 처음”이라며 “2023년 하반기부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본사의 지원 아래 중국 개별 관광객을 조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럭셔리 여행을 계획하는 관광객을 위한 상품도 나온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내년에 유명 예술작가와 협업한 호텔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 투숙객이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에서 묵으면서 작가가 일하고 있는 공방을 방문해 항아리를 빚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아직 상품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호텔 안팎에선 200만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판매한 객실 상품 가운데 최고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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