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은 '사우디 심장' 리야드 첫 메트로…중동은 교통혁명 중

입력 2023-12-26 18:13   수정 2024-01-03 16:17


“리야드에선 조만간 2034 월드컵 관련 발주가 쏟아지기 시작할 겁니다. 공항 가는 길 오른편에 펼쳐진 광활한 사막이 2030 엑스포 부지인데, 모두 개발 대상이죠.”(현지 건설업계 관계자)

이달 초 찾은 모래빛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심장 리야드가 총천연색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타워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이미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향후 10년간 지금보다 더 많은 발주가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다. 사우디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업이 리야드의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에 대비한 ‘리야드 메트로’다. 세계 최대 복합 지하철 공사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3공구 공사비만 10조원에 달한다.
리야드 인구 두 배로…인프라 확충
사우디 킹칼리드 국제공항역은 페인팅, 간판 정비 등 막바지 마감 공사가 한창이었다. 선로에는 열차가 시운전 중이었다. 리야드 최초의 대중교통인 리야드 메트로 4호선이다. 내년 초 운행을 시작하면 국제공항에서 리야드 금융지구까지 연결된다.

삼성물산은 이 역사를 비롯해 알 야무르크역, 프린세스 노라여대(PNU)역 등 리야드 핵심 지역을 가로지르는 4~6호선 64㎞(26개 역사) 구간을 건설했다. 201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최종 마무리한다.

리야드 메트로는 사우디의 변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760만 명 수준인 리야드를 2030년까지 1500만 명 규모의 글로벌 도시로 키우겠다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발주처 RCRC(리야드 왕립위원회)가 서울 지하철 순환선인 2호선(48.8㎞)의 네 배 수준인 노선 공사(168㎞)를 한꺼번에 추진한 배경이다. 최영훈 삼성물산 리야드 메트로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1개 노선을 건설하는 데 10년 정도 소요된다”며 “다른 국가였으면 최소 50여 년 걸리는 규모의 메트로 공사를 10년 만에 준공한 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RCRC는 추가 노선 발주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100㎞에 이르는 리야드 메트로 7호선이 조만간 입찰 절차에 들어가는 만큼 삼성물산을 포함한 글로벌 건설회사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두바이, 이라크 등 수십조원 사업 즐비
사우디가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면서 스마트 건설기술과 시공 노하우를 갖춘 한국 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리야드 메트로와 같은 복합 메트로 공사는 물론 터널, 교량 등 토목공사와 역사를 짓는 건축공사, 기계·설비 공사, 열차 선로, 신호통신까지 모든 공종(공사종류)을 수행해야 한다. 시공 속도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으면 맡기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리야드 메트로 4호선 구간은 핵심 기술인 FSLM 공법을 이용해 발주처로부터 호평받았다. 미국(1·2호선), 이탈리아(3호선) 등 선진 건설사가 참여한 구간보다 시공도 빨랐다. 최 부사장은 “FSLM은 1개 스팬(교각 기둥 사이를 잇는 한 경간) 전체를 공장에서 제작 후 교량 상부에서 한 번에 가설하는 공법이라 기존 콘크리트 타설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교통 통제로 인한 민원이 적고 도로가 없는 사막 지형에서도 쓸 수 있어 중동 지역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수십조원 규모의 교통 인프라 사업은 사우디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라크 등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두바이는 총 180억디르함(약 49억달러)을 들여 신규 지하철 노선인 블루 라인(총연장 30㎞)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달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이 주요 기업에 사전적격심사(PQ)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삼성물산이 독일 지멘스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도 몇 년 동안 지연돼온 25억달러 규모의 메트로 프로젝트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의 도하 메트로 연장선도 계획돼 있다.

리야드=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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