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마약 연루' 이선균 사망…어쩌다 이런 비극이 [종합2보]

입력 2023-12-27 13:49   수정 2024-01-19 09:45


마약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 중이던 배우 이선균(48)이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이선균의 매니저로부터 "어제까지 연락이 됐다. 유서를 작성하고 집을 나갔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112 신고를 받았다.

매니저는 이선균이 연락을 받지 않자 강남구 청담동의 자택에 찾아가 메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와룡공원 인근에서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이선균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조수석에서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선균은 발견 당시 사망한 것으로 판정돼 치료를 위한 병원 이송은 하지 않았다.
"마약인 줄 몰라" 결백 호소했지만…숨진 채 발견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이 집에 와서 최소 5차례 마약을 투약했다"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의 진술이 시발점이었다.

경찰은 이선균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10월 28일 처음 소환했다. 이선균은 "A 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면서 고의성을 전면 부정했다.

이선균은 출국금지 상태로 2차 조사를 받았고, 지난 23일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세 번째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를 먼저 조사한 뒤 A 씨와 다른 여성으로부터 공갈 협박을 받아 고소한 사건의 피해자 진술도 받았다.

경찰서에서 나온 이선균은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며 변호사를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추가로 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선균 변호인은 이선균이 국과수 정밀감정에서도 음성을 받았다고 강조하며 "너무 억울한 상황이라 A 씨도 함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결백을 호소하던 이선균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기생충'으로 '월드스타' 된 사랑꾼…사생활 논란으로 '얼룩'
이선균은 올해 주연 영화 두 편이 칸국제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받아 커리어 정점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흥업소 실장과의 마약 논란에 휘말리면서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1975년생인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으로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했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을 통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오랜 무명 생활을 겪어야 했다. 그는 2007년 MBC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을 통해 32세가 되어서야 눈도장을 받았고, 같은 해 방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섰다.

이후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나의 아저씨'(2018) 등을 히트시키며 시청자들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각인이 됐고, 영화 '쩨쩨한 로맨스'(2010),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통해 영화계에서도 입지를 다졌다.

특히 이선균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기생충'은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았고, 이선균 또한 '월드 스타'가 됐다.

그는 코미디, 드라마, 멜로 등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며 활발히 활동하던 중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이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후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이다.

이선균은 동료인 전혜진과 2009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은 잉꼬부부로 유명했던 터라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대중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선균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며 "이선균 배우가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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