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는 신당이 '가장 큰 수익률을 보장하는 주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상계동 고깃집 회견' 연 이준석 "모든 정치적 자산 포기"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고깃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상계동(서울 노원병)은 이 전 대표가 총선에서 세 차례 내리 낙선한 '정치적 고향'이다. 또 이날은 12년 전 '박근혜 비대위'에 깜짝 영입됐던 2011년 12월 27일과 날짜가 같다.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번 반성한다.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한다"며 "모든 게 제 부족한 탓"이라고 정부·여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전날 취임 일성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맹비판한 한동훈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신당, '표 떨어지는' 이야기하겠다"
이 전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 국민연금 개혁, 수능 킬러 문항 폐지 등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나열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다"며 "왜냐하면 정작 권력을 가진 그들은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을 국민적 저항을 뚫고 연금 개혁을 완수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빗댔다. 그는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서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냐"며 "프랑스의 마크롱이 표 떨어질 각오로 연금 개혁에 몸을 던진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본인의 신당은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열제와 진통제를 남발해 이제는 주삿바늘을 어디에 꽂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는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솔직하게 다루겠다"며 "여러분이 평생 사게 될 주식 중에 가장 큰 수익률을 담보하는 주식은 바로 이 신당에 투자하는 지지와 성원일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총선 전 與 재결합 시나리오 부정…제3지대 명칭 뗄지도?"
이 전 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총선 전 국민의힘과 재결합 시나리오를 부정한다"고 밝히며 국민의힘 복귀 및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힘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직을 제안받았지만, 거부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전 대표는 "지금쯤이면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을 것"이라면서 내년 1월 중순까지 신속하게 창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제3지대 연합 가능성에 대해선 스펙트럼을 넓혀 소위 '빅텐트'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각각 신당을 창당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매우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추구했던, 노동의 가치까지는 제 당에 편입시킬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우리가 하는 신당 시도를 제3지대라고 이야기하는데, 선거 치르기 전 제3지대 명칭을 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패배 시 제기될 수 있는 '이준석 책임론'에 대해서는 "지난 2년 동안 이준석 쫓아내고 무수히 많은 혁신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준석 때리기'로 일관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만약에 이번에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안 좋은 결과를 받아서 들고 거기서 이준석 탓을 한다면 그게 본성이지만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탄핵을 겪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게 다 유승민 때문 아니냐'고 했었나. 아무리 후안무치해도 그런 주장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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