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폴란드 방산 2차 계약 상반기 내 완결…"폴 국채 매입할 수도"

입력 2024-01-03 14:05   수정 2024-01-03 14:28


우리 정부가 최대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이 올 상반기를 기한으로 논의 중이다. 폴란드에 대한 대규모 대출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이 폴란드 정부에 추가 대출(신디케이트론)을 해 주거나, 폴란드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국의 융자금이 없다"고 밝힌 폴란드 새 정부의 총리 발언은 무기의 현물인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출되는 방식에 따른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3일 군 및 방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폴란드와 2022년 체결했던 기본협정에 따른 2차 이행계약 잔여분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2차 이행계약 시한은 올해 6월까지 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1차 계약에서 약 100억달러 차관을 폴란드에 제공한데 이어 2차분 차관을 추가로 해야 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업체로부터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672문, 천무 288문 등을 구매하겠다는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같은해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212문, 11월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문) 중 일부인 152문에 대한 2차 계약이 체결됐다. 규모는 약 26억 달러(3조5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우리 방산업체의 남은 계약 물량은 K2 전차 2차 계약분(820대)와 K9 자주포 잔여물량(308문)이다.

한국은 1차 이행계약 금액인 124억 달러(약 17조원) 중 약 100억달러를 정부의 해외차관 및 수출입은행을 통한 신용공여 방식으로 제공했다. 폴란드는 2차 이행계약 금액(약 30조원)에 대해서도 1차 계약 때와 같이 약 80%대의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이 1차 계약에서 이미 거액의 신용공여를 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신용공여를 할 수 없어 2차 계약을 매듭짓지 못했다. 현행법상 수출입은행은 특정 대출자에 자기 자본(15조원)의 40%(약 6조원) 이상 대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은 2차 계약을 위한 금액은 국내 다섯 개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집단 대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은행이 폴란드 국채를 사는 방식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은 "2차 계약의 대출 부분은 폴란드가 요구한 조건을 맞춰야 하는 데 초점이 있다"며 "폴란드가 유럽 등 해외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거나 국내 시중은행이 추가대출을 해주는 등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새 연립정부의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한국과의 방산 계약과 관련해 한국에서 제공하기로 한 융자금(loan)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 발언에 대해선 "총리가 오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달 투스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무기) 구매에 문제가 있었다"며 "한국의 융자금(제공)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1차 이행계약에서 제공한 100억달러 차관이 미리 폴란드로 간게 아니라 폴란드에 무기가 도착할 때마다 제조사가 돈을 받는 개념"이라며 "무기가 순차적으로 인도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는 우리 차관보다는 자국의 국방예산과 국군지원기금을 먼저 쓰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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