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대규모 공모 유상증자 행렬...가중되는 주주 피로도

입력 2024-01-02 15:02   수정 2024-01-03 16:40

이 기사는 01월 02일 15: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대규모 공모 유상증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새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초 증자 청약이 대거 예정된 데 이어 공모 증자가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부분 차입금 상환이나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커지면서 주주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을 병행해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분기 유상증자 규모만 2조원 웃돌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모 방식 유상증자 예정액은 2조1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유상증자 공모액(6조6121억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LG디스플레이(공모액 1조3600억원), 대한전선(5258억원) 등 대규모 유상증자뿐 아니라 일진전기(995억원), 진원생명과학(667억원), 알체라(570억원), 삼성제약(480억원) 등 중소형 규모의 유상증자도 1분기에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HMM을 인수하는 팬오션도 조단위 유상증자를 예고한 만큼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상증자가 주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은행 대출 및 회사채 발행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던 기업이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유상증자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겠지만, 급격하게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가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당분간 채권시장보단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자금을 조달할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달과 한계기업의 운영자금 조달로 양극화되는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대주주 참여로 주주 반발 달래기
다만 수년째 많은 기업의 유상증자가 진행되면서 주주 피로도가 높아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통상 유상증자는 신주 발행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년 조 단위 유상증자가 진행됐다. 2020년 대한항공(1조1270억원)과 두산중공업(1조2125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포스코케미칼(1조2735억원), 대한항공(3조3160억원), 한화시스템(1조1607억원)이, 2022년엔 두산중공업(1조147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8억원)가 자금을 모았다.

작년에도 롯데케미칼(1조215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433억원), 한화오션(1조4971억원), 등이 대규모 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최초 유상증자 금액에 못미치는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화오션은 작년 2조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하락해 1조4971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CJ CGV 역시 5700억원에서 4153억원으로 모집금액이 줄었다.

명확한 성장 로드맵이 그려지지 않은 기업의 유상증자에 대해선 주주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평가다.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도 주가 하락 및 평판 리스크 등을 고려해 대규모 증자에 신중해졌다. LG디스플레이, 대한전선 등 일부 기업은 전략적으로 호실적이 나오는 시기에 맞춰 조달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작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대한전선 역시 작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417억원을 올리며 20년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뒤 1만183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1만3000원대를 회복했다. 대한전선 주가 역시 유상증자 발표 직전 1만2000원대에서 9380원까지 하락했다가 1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대형 증권사 ECM본부장은 “주주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근거와 자신감을 보여주지 않으면 조달이 쉽지 않은 시기”라며 “LG디스플레이와 대한전선 등은 최대주주도 조기에 지분율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해 조기에 시장의 우려를 잠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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