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피의자 김모씨는 이 대표가 지지자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차량으로 이동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 바로 앞까지 접근한 뒤 순식간에 18㎝ 길이의 흉기를 꺼내 공격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사건은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위해 경남 양산행 차량으로 이동하던 10시29분께 벌어졌다.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파란색 왕관을 쓴 김씨가 지지자와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이 대표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손에는 ‘총선 승리 200석’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사인해 주세요”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한 김씨는 1m도 채 안 되는 거리에서 흉기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약 1.5㎝의 열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뒤로 쓰러졌다. 김씨는 현장에 있던 당직자와 경찰에 의해 곧바로 제압됐다. 사건 발생 20여 분 후인 10시47분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이 대표를 태웠다. 구급차는 10시52분 현장을 떠났다. 이 대표는 이후 헬기로 부산 아미동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11시16분께 부산대병원에 의식이 있는 채로 이송돼 응급 치료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마친 이 대표는 오후 1시께 헬기로 서울로 출발해 3시20분께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경정맥은 얼굴과 머리의 정맥혈을 심장으로 내려보내는 혈관으로, 목 양쪽 부위에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손상된 부위가 경정맥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만약에 경동맥이 손상됐다면 구급차 도착까지 걸린 시간을 고려했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이 대표의 가족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고 치료받길 원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대표 피습 현장에 있었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다친) 목이 민감한 부분”이라며 “후유증 등을 고려해 잘하는 데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가족이 서울대병원 이송을 원했다고도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중증 수술을 요하던 상황이었지만 가족과 의료진이 상의해 서울대병원 이송을 결정했다”고 했다.
한재영/원종환/부산=민건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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