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어벤져스···극적 재미·액션 강도 커진 '외계+인' 2부

입력 2024-01-05 05:43   수정 2024-01-10 03:01



인간이 달 표면을 걸어 다니고, 인간이 만든 비행체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 저 멀리 계속 날아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옛 신화나 설화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도 확장됐다. 전설적인 고대 고등 문명은 외계인이 세운 것이고, 신화나 설화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도 알고 보니 외계 생물이었다는 시각이 생겨난 게 대표적이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 등 히트작들을 만든 최동훈 감독이 연출하고, 이기철과 함께 각본을 쓴 영화 ‘외계+인’에도 이런 SF(과학소설)적 상상력이 발휘됐다. 고려시대 말인 1380년대 삼각산에서 내려온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은 인간의 뇌 속에 가둬졌다가 ‘탈옥’한 외계 생물 죄수를 요괴로 여긴다. 현재를 사는 외계 로봇 ‘가드’(김우빈)와 외계 프로그램 '썬더’(목소리 연기 김대명)는 ‘신검’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면서, 시대를 가리지 않고 탈옥하는 ‘요괴’를 다시 잡아들여 가둔다.



2022년 7월 선보인 ‘외계+인’ 1부가 ‘참패’란 말이 나올 정도로 흥행이 부진했던 요인 중 하나는 이런 상상력에서 비롯된 설정의 개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어느 외계의 고등 문명은 그 언젠가부터 죄수들을 정기적으로 지구에 싣고 와 인간들의 뇌 속에 가둔다. 이들을 관리하려고 지구에 남겨진 가드가 그렇게 된 이유를 짧게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SF나 판타지로서 ‘B급’이란 평가를 들었던 이유 중 하나다.

1부는 주요 등장인물이 다른 2012~2022년 ‘현재 한국’과 1380~1390년대 ‘과거 고려’를 비슷한 비중으로 오가면서 영화 속 세계관과 주요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갖추고, 기발한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주는 극적 재미를 갖췄으나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와 분위기가 섞이지 않고, 따로 논다”는 혹평을 받았다. 또 극 전개상 생긴 궁금점과 의문들을 2부를 기약하며 상당 부분 그대로 남긴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TV 연속극이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물의 전반부만 본 듯한 느낌을 줬다.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는 극적 짜임새와 구성이 훨씬 탄탄해졌다. 1부에서 남겨진 의문점들을 예상치 못한 극적 반전 등으로 말끔히 해소한다. 전통 설화와 SF를 어설프게 섞은 듯한 이질감도 크게 줄어들었다.

2부의 주된 플롯은 1부에서 과거 고려 이야기를 이끈 고려의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을 쏘는 소녀 ‘이안’(김태리)으로 일원화돼 전개된다. 두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는 과정의 극적 재미가 쏠쏠하다. 역시나 1부에서 ‘과거’에만 나온 두 신선 흑설과 청운의 비중도 높아져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들이 함께 현재로 넘어와 외계인 죄수들과 격전을 벌이는 기차 장면은 1부에선 보지 못했던 스케일 큰 액션과 박진감으로 쾌감을 전달한다. 무륵과 이안, 삼각산 두 신선에 2부에만 등장하는 고려말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의 직계 후손 민개인(이하늬)이 가세해 함께 외계 죄수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하는 마지막 액션 장면도 즐겁게 감상할 만하다. ‘한국판 어벤져스’란 말이 떠오를 듯싶다.



2부는 1부에 비해 시리즈물로서 극장용 영화가 갖춰야 할 독립성도 갖췄다. 1부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기고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도입부에 1부의 내용과 장면을 요약하는 이안의 내레이션을 보다 잘 이해하려면 역시나 전편을 봐야 한다. 1부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던 ‘현재’의 민개인과 범죄자 삼식이(윤경호)가 2부에서 펼치는 활약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도 그렇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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