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수술 가능했는데"…이재명 '부산대병원 패싱' 논란

입력 2024-01-04 18:56   수정 2024-01-05 02:07

지난 2일 피습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혈관 재건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사진)가 4일 수술 경과를 직접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어떤 이유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조치됐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전혀 없어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 교수는 언론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순조롭게 회복 중이지만 추가 감염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또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 있었다”며 9㎜ 길이를 꿰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동맥과 주위 뇌신경, 식도, 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다. 물만 섭취하던 이 대표는 이날 병원에서 제공한 미음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주변 사람에겐 쉰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사건 발생 이후 부산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것을 두고는 의료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지방 공공의료를 강조해 온 이 대표가 국내 최고 수준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놔두고 서울대병원으로 간 건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응급 상황임에도 서울로 5시간여를 이동해 수술받을 만큼 지역 의료를 불신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속목정맥과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다친) 경정맥 같은 혈관 손상 치료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2019년부터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다.

김 센터장은 “이 대표 가족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우리가 직접 수술을 하자.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가족 요구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한림대평촌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치료 난도가 높다고 하지만 혈관외과 전공 의료진은 그보다 훨씬 작은 혈관도 잡는다”며 “부산대병원에서도 충분히 수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의사회는 “지역 의료를 무시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짓밟은 민주당의 표리부동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한편 법원은 이날 이 대표를 습격한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재영/이지현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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