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마곡 CP4 ‘골머리’…‘3500억 투입’ 국민연금도 노심초사

입력 2024-01-05 15:13   수정 2024-01-08 09:23

이 기사는 01월 05일 15: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대형 사업장인 서울 마곡지구 CP4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대출 계약을 변경하지 않으면 공사를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건물이 짓기 전에 선매입하기로 하고 3500억원을 투입한 국민연금도 별다른 선택지 없이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1.5조 CP4 PF 대주단, 사업장 놓고 선택 ‘기로’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CP4블록 사업장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빌려준 대주단은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의 워크아웃 결정 여부에 따라 PF 대주단 협의회를 소집해 사업장 관련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CP4는 연면적 46만3543㎡(약 14만평) 규모의 대형 사업장이다. 여의도 파크원(연면적 62만9047㎡), IFC(50만6205㎡)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업무시설과 숙박시설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로 구성될 예정이다. 준공은 올해 말로 예정돼 있다.

대주단의 선택지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태영건설이 시공을 계속하도록 맡기거나 시공사를 교체하는 방법, 경·공매로 넘겨 담보물을 매각해 회수하는 방안 등이 있다. 대주단 참여 회사들은 태영건설이 시공을 마무리해 최대한 빠르게 준공을 마무리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경·공매로 넘기면 전액 회수가 불투명하고 시공사를 교체하면 오히려 공사비가 늘어나 투입해야 할 대출을 늘려야 해 태영건설에 시공을 맡기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란 게 부동산 IB 업계 평가다.
태영 시공 시키려면 동의 거쳐 계약 변경 필요
문제는 태영건설이 앞으로 자체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주단과 태영건설은 당초 계약상 공정률 70%까지 기성고대출 방식으로 진행하다 70~100%엔 시공사가 자체 자금으로 공사비를 조달한 뒤 준공 후 잔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고대출이란 1~3개월마다 공사비를 정산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대주단이 엑시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추후 정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자체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어 대주단이 계약을 변경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비를 지급해 준공까지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조치다. 계약 변경과 함께 추가 PF 대출을 실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PF 대출 약정 잔액(약 3000억원)으로 남은 공사를 모두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대다수 대주단이 계약 변경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대주가 반기를 들면 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추가 PF 대출이 필요해질 경우 대주단이 모두 동일하게 추가 대출에 나서야 하는데, 이때 동의하지 않는 대주가 나올 수 있다.

복합시설 선매입한 국민연금도 ‘노심초사’
국민연금도 CP4 사업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이 만든 부동산펀드를 통해 CP4에 짓는 업무·상업 복합시설을 준공 조건부로 선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조3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두차례에 걸쳐 35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납입했다. 이 계약금은 이미 공사대금 등으로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대주단의 판단을 따라야 해 선택지가 더욱 많지 않다. 시공사의 워크아웃 돌입은 선매입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이지만 이미 35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계약금을 돌려받으려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주단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돼 순조로운 준공만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잔금 납입은 내년 1분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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