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깻잎을 싸먹어야 할 판"…마트 갔다가 '화들짝'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입력 2024-01-05 15:47   수정 2024-01-05 15:52


최근 내린 내륙지방의 폭설과 흐린 날씨의 영향이 여전히 농산물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한파에 취약한 깻잎의 경우 한 주 사이에 가격이 120% 넘게 급등하면서 삼겹살 가격을 넘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겹살을 깻잎에 싸 먹을 게 아니라 깻잎을 삼겹살에 싸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가격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식 수요 늘어난 영향도

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국내산 상추와 깻잎의 가격이 전주와 비교할 때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산 상추 가격은 전주 대비 126.7% 상승한 ㎏당 5310원에, 깻잎은 121.9% 오른 ㎏당 1만8672원에 거래를 마친 것이다. 특히 깻잎 가격의 경우 삼겹살 도매가격을 웃돌 정도다. 한국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최근 냉장 삼겹살의 공장출고 가격은 ㎏당 1만8433원(11월5주 기준)이다.

상추와 깻잎 등 잎채소의 가격이 폭등한 건 내륙지방을 덮친 폭설과 한파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 크다. 한 대형마트 채소 담당 바이어는 “엽채류는 잎이 얇아 한파 피해에 취약한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로 성장이 늦어지고 냉해 피해가 있어 정상 물량 출하가 감소했다”며 “내륙지방 폭설과 흐린 날씨 때문에 작황이 계속 좋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시세가 강보합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은 감소했지만 수요가 되래 늘어나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나 신년회 같은 행사가 이어지면서 외식 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양상추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파의 영향으로 속이 꽉 차고 단단해지는 ‘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양상추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양상추의 ㎏당 가격은 2566원으로 전주보다 62.2%나 상승했다. 파프리카도 전주보다 가격이 32.1% 올라 ㎏당 4746원을 기록했다. 2월 설 명절 대목에 맞춰 작기를 조정한 농가가 많은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한파까지 겹치면서 물량이 더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난방비 부담에 생산비 늘어

몇 년째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농산물 가격을 꾸준히 견인하는 요인 중 하나다. 겨울철에 작물을 재배하는 하우스 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생산비 자체가 크게 뛴 것이다.

최근 들어 가격이 하락 조정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지난 2~3년간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가 대폭 올랐던 만큼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소폭 떨어지는 추세이지만, 평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한파가 지속되면서 난방비 지출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농산물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대비 가격이 하락한 농산물도 있다. 양배추가 대표적이다. 양배추의 ㎏당 가격은 500원으로, 전주보다 39.2% 떨어졌다. 현재 양배추의 주산지는 제주도인데, 2주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내륙에 양배추 물량을 보내기 어려웠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그 영향에서 벗어나 물동량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배추도 17.5% 떨어진 ㎏당 541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김장철 대목이 지나가면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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