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 꾸역 늘어난 태양광 발전, 중동 석유 재벌 위협하나 [원자재 이슈탐구]

입력 2024-01-07 22:56   수정 2024-01-08 07: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4년 석유 가스시장 핵심 변수
급증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전기차 보급 속도 빨라질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원유 가격이 평균 83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주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가를 평균 약 80달러로 내다봤다. 어느 쪽이든 70달러대 초반(서부텍사스원유 기준)인 지금보다는 오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할 수 있는 주요 변수를 살펴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에너지 시장의 변수로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을 꼽았다. 전기차 보급 속도 역시 유가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2024년에도 계속해서 역대 최고 증가폭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미국에선 이미 2022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 탈탄소 발전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지난달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중동 산유국과 서방 에너지 기업들이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한다(phased out)’는 문구를 합의안에서 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의 큰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꿋꿋하게 늘어나는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은 계속해서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460GW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신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높은 차입 비용, 원자재 가격 상승, 인허가 문제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기존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속속 완공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인프라는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올해만 중국이 200GW 내외의 신규 설비를 구축했고, 유럽은 58GW를 추가했다. 정확한 집계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태양광 설치 용량이 수력발전 규모를 넘어설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발전량은 24시간 돌아가는 수력 발전이 더 많다) 올해는 태양광 신규 설비 규모가 작년보다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규 에너지 인프라 가운데 55%가 중국에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최근 일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기존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마무리 단계인 풍력 발전 단지가 올해 잇따라 가동된다. 미국에선 뉴욕시 인근 해상의 132MW 규모 사우스 포크 윈드가 조만간 운영을 시작하며, 메사추세츠주 해안에선 빈야드윈드 풍력발전 단지가 건설 중이다. 해상 풍력은 수주에서 완공까지 7∼8년이 걸리고, 조 단위 사업비가 든다. 영국 석유기업 BP와 덴마크 풍력기업 오스테드,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 등이 줄줄이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로 인해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육상·해상 풍력 발전이 한동안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 장비 전동화 속도 주목
발전 부문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기차의 보급 속도 역시 유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석유의 70%가 자동차와 항공기 등 운송 수단에서 사용된다. 지난해 전기차의 판매 증가 속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3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1%나 늘어났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판매 증가세가 무섭다.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작년 4분기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테슬라를 처음 제쳤다. BYD는 4분기 순수 전기차 52만6409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테슬라는 판매량이 48만4507대에 그쳤다. BYD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글로벌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약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불안한 중동, 이란 참전하면 유가 100달러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확대 가능성 등 지정학적 불안정은 유가를 밀어 올릴 변수다. 친이란 무장 단체들이 대형 테러를 벌이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며칠 전 이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범인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드러났음에도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탓을 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다에시(IS)는 오직 미국과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의 용병 또는 요원으로 행동한다"며 "이 같은 범행은 오만한 세력(미국, 이스라엘)이 겪어야 했던 여러 패배의 반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해 물류의 차질을 초래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직접적인 군사 대응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대낮에 이라크 바그다드 동부에서 드론 공격으로 친이란 무장단체 하라카트 알누자바의 지도자 무쉬타크 자와드 카짐 알자와리를 폭사시켰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 공격 옵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 통항 차질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영국도 군사 대응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을 인용해 영국이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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