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섭권 얻은 서울교통公 MZ노조, 선구적 노사 모델 보여주길

입력 2024-01-07 17:40   수정 2024-01-08 07:04

서울교통공사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 위주로 구성된 ‘올바른노조’가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임금·단체협약 개별 교섭권을 얻어 주목된다. 공사 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다른 노조와 별도로 회사와 교섭할 수 있게 돼 활동 폭이 넓어졌다. 이런 바람이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한다면 이념 집착의 양대 노총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노동운동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섭 대상이 늘어난 데 따른 혼란과 혼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간 올바른노조가 양대 노총 소속 대형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와 외골수 강경 정치 투쟁에 제동을 걸며 뚜렷하게 차별화한 행보를 보여준 것을 보면 기대를 할 만하다. 올바른노조는 민노총 주도의 파업에 대해 “무슨 자격으로 지하철을 세우냐”고 저격했고,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조치에 민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이 ‘노동 탄압’ 프레임으로 나오자 “상식이자 기본이다. 노조 회계가 투명해야지 더러워야 하냐”고 정면 반박했다. 노조 일부 간부가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악용한 데 대해선 “비도덕, 불법적 행태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비판했고, 정부 보조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목조목 타당한 지적으로, 양대 노총의 기득권 구태에 경종을 울려 신선함을 줬다.

MZ노조가 교섭권을 얻었다고 하나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고, 갈 길도 멀다. 양대 노총에 비해 조합원 수가 턱없이 적다. 그러나 기득권 노동세력을 대체하길 바라는 국민이 많은 데다 기존 노조가 자신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청년층이 늘고 있어 입지를 키울 여지는 충분하다. 서울교통공사 MZ노조가 교섭권을 얻은 것을 계기로 합리적 노사문화의 모범적 모델을 만들고, 이를 확산해 양대 노조에 충격파를 던져주길 바란다. 혹여라도 탈정치, 근로조건 개선에 주력한다고 해서 회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보상을 고집한다면 또 다른 기득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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