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는 기존에 보유한 후보물질 중 비만약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규 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외부 물질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비만약 분야로 신약 개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비만약으로 폭넓게 활용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20년 8월 MSD에 기술수출한 물질이다. 데이비스 CEO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 투자도 계속할 계획이지만 아직 (비만) 신약 잠재력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이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 1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1월 중국 에코진의 비만약 후보물질 ECC5004를 최대 2조6350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먹는 비만약으로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을 하고 있다. 스위스 로슈는 지난해 12월 미국 카못테라퓨틱스를 최대 4조원에 인수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출했다. 카못테라퓨틱스는 GLP-1 계열 먹는 약과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비만약을 보유한 기업도 후속 물질 확보에 나섰다. 당뇨약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의 비만약 젭바운드를 허가받은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7월 미국 비만약 개발기업 버사니스바이오를 2조4360억원에 인수했다. 일라이릴리는 체중 감량 효과를 더 높인 후속 신약 리타트루타이드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국내 바이오기업 라파스와 함께 주사제 형태인 위고비를 붙이는 패치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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